‘홈앤쇼핑’ 강남훈 대표 “TV와 온라인 쇼핑 경계 무너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7일 03시 00분


개국 5년만에 취급액 2조

홈앤쇼핑의 강남훈 대표(62·사진)는 TV홈쇼핑업계의 ‘이단아’다.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출신으로 2011년 홈앤쇼핑의 개국과 동시에 이 업계로 발을 디뎠다. 광고에 ‘우리는 꼴등이다’란 문구를 넣으면서 “기존 업체와 다르게 해보자”는 전략으로 치고 나갔다. 2012년 1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홈앤쇼핑은 2013년 취급액(판매액)이 1조 원을 넘었다. 개국 5년째이던 2016년 취급액 2조 원에 영업이익 422억 원을 냈다. 기존 대기업 홈쇼핑업체들이 10년 이상 걸리던 취급액 2조 원을 5년 만에 해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신사옥에서 만난 강 대표는 “빠른 성장의 비결은 단연 모바일”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을 성장전략으로 삼은 그는 2013년 말 ‘텐-텐(10-10) 프로모션’을 도입했다. 홈앤쇼핑의 모바일 앱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10%를 깎아주고, 구입금액의 10%를 적립해주는 마케팅이다. 지난해 취급액의 77%가량을 모바일에서 올렸다. TV홈쇼핑의 주요 고객인 40, 50대 주부들을 모바일 구매로 연결시킨 게 적중했다. 기존에 ‘1시간 1제품’이란 관행이 굳어진 홈쇼핑업계에서 방송시간을 40분으로 줄이는, 이른바 ‘시간 쪼개기’로 중소기업 제품의 소개를 늘렸다.

홈앤쇼핑의 새로운 시도를 바라보던 기존 업체들도 이제는 따라하기 시작했다. 과거 업계의 이단아에서 홈쇼핑업계의 ‘트렌드 리더’로 변한 셈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 10년 안에 TV와 온라인쇼핑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라며 “우리의 경쟁 상대는 다른 홈쇼핑이 아니라 쿠팡 같은 소셜커머스업체”라고 말했다.

홈앤쇼핑은 마냥 높은 수익성만을 추구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 홈앤쇼핑의 대주주는 중소기업중앙회(32.93%) 농협경제지주(15.0%) IBK기업은행(15.0%) 중소기업유통센터(15.0%) 등이다. 중소기업의 유통망 확대라는 취지로 인허가를 받아 지분구조도 중소기업과 연관이 높다. 하지만 이익도 내야 하는 민간기업이다. 국정감사 때면 이익을 낸 것 자체가 공격 대상이 되곤 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우리는 ‘중소기업을 위한 방송’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수익성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홈앤쇼핑의 실제 수수료는 다른 5개사의 평균보다 12%포인트 낮은 18.3%다. 전체 방송과 프라임타임대 방송시간의 80%를 중소기업 제품으로 편성하고 있다. 롯데가 인수한 우리홈쇼핑은 중소기업 제품 유통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전체 방송시간에서 중기 제품 취급시간은 65%에 그친다.

중기중앙회 초대 노조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강 대표는 최근 일자리 확대와 함께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주요 경영목표로 삼았다. 격년으로 공채를 실시하는 이 회사는 올해 전체 직원(434명)의 15%에 이르는 70명을 뽑았다. 2015년 신규채용보다 40% 늘린 규모다. 초등학교 1, 2학년 자녀를 둔 전일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도’는 최대 3년으로 늘렸다. 이들은 주당 15∼30시간으로 줄인 근무시간만 일하면서도 임금은 그대로 받는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퇴근시간을 오후 4시로 앞당겼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홈앤쇼핑#온라인 쇼핑#tv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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