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워홀이 사랑한 시계… 탱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7일 03시 00분


카르티에 ‘탱크’ 탄생 100주년
1차 대전 전장 누빈 탱크서 영감… 고급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세기를 넘어서 폭넓은 인기 누려
서울 메종 청담서 기념모델 공개… 10월 전국 매장서 판매 예정

탱크의 대표적인 클래식 모델인 루이 카르티에 워치. 카르티에 제공
탱크의 대표적인 클래식 모델인 루이 카르티에 워치. 카르티에 제공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카르티에를 창업한 루이프랑수아 카르티에의 손자(루이 카르티에)는 선대(先代)와 달리 보석보다 시계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경영에 참여했을 당시 카르티에는 프랑스 왕실 공식 납품업체였고 세계 보석시장에서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그야말로 승승장구의 시기였지만 루이 카르티에는 시계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비행기 조종사였던 친구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으로부터 “조종간에서 손을 떼지 않고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비행 중에 포켓에서 시계를 꺼내 보기가 어렵다는 생활 속 불편을 털어놓은 것이다. 그의 이름을 딴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산토스’는 친구를 위한 루이 카르티에의 정성 어린 고민 끝에 탄생했다.

본격적으로 시계 사업에 뛰어든 루이 카르티에는 1917년 시계 브랜드 탱크(TANK)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전투용 탱크의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탱크는 사각 모양의 프레임과 직선미를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실제로 제품을 보면 위에서 탱크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탱크의 첫 제품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 파견된 미군 사령관 존 퍼싱에게 헌정됐으며 1919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처음에는 고가인 데다 한정 수량만 제작돼 소수의 부자들만 구입할 수 있었으나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로 출시 100주년을 맞은 탱크는 유명인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탱크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왼쪽 
사진·ⓒ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과 다이애나 왕세자빈(ⓒ 
Sipa Images).
올해로 출시 100주년을 맞은 탱크는 유명인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탱크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왼쪽 사진·ⓒ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과 다이애나 왕세자빈(ⓒ Sipa Images).
탱크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고급스럽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해 온 탱크는 세기를 건너서도 그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다이애나 왕세자빈, 엘턴 존 등 유명인들도 탱크에 대한 애착이 컸다.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태엽도 감지 않은 채 탱크 시계를 착용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탱크를 착용하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카르티에 메종 청담 매장에는 탱크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컬렉션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탱크 루이 카르티에의 핑크 골드 버전, 탱크 아메리칸의 스틸 버전과 100주년 기념 모델인 탱크 상트레 스켈레톤 워치였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동력장치를 장착한 스켈레톤 워치는 카르티에의 기술력과 세련미를 동시에 강조한 제품이다. 루이 카르티에가 직접 착용했던 탱크 루이 카르티에 제품은 가장 클래식한 모델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탱크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신제품에 특히 큰 관심을 보였다. 신상품 출시 빈도가 높지 않은 브랜드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모델들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카르티에는 9월 한 달간 카르티에 메종 청담에서 신제품을 독점 공개할 계획이다.

카르티에 관계자는 “탱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제품들을 준비했다”면서 “메종 청담 매장에서 첫선을 보인 후 10월부터는 전국에 있는 모든 카르티에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탱크#카르티에#100주년#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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