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9의 승부수’ 프리미엄폰 시장 흔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1일 03시 00분


V30 기본모델 94만9300원… 갤노트8보다 14만5200원 저렴
삼성-애플 100만원대 출시 경쟁속
90만원대 저가 전략으로 차별화
“약정할인폭 확대, 싼 단말기 유리”

최근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수뇌부는 하반기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30’ 출고가를 두고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이미 90만 원대의 ‘큰 그림’은 확정된 상태였다. 당초 90만 원대 후반으로 기울었던 분위기는 막판에 95만 원 아래로 떨어뜨리자는 쪽으로 바뀌었다. 제품에 대한 국내외 평가가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온 만큼 가격만 잘 맞춰 내놓으면 ‘해볼 만한 게임’이라는 판단에서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삼성전자와 맞붙어 승부를 보려면 적어도 15만 원 이상 가격 차를 벌려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그렇게 LG전자가 ‘9의 승부수’를 띄웠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 V30 기본 모델(저장공간 64GB)의 출고가는 94만9300원으로 정해졌다. 저장공간 128GB인 ‘V30플러스’ 출고가도 100만 원을 넘지 않는 99만8800원으로 확정됐다. LG전자는 이 가격으로 14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지난주 먼저 예약판매를 시작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는 같은 64GB 모델의 출고가가 109만4500원이다. 출고가만 따졌을 땐 V30이 14만5200원 더 저렴하다. 상반기(1∼6월) 양사의 전략 스마트폰이었던 ‘갤럭시S8’(93만5000원)와 ‘LG G6’(89만9800원)의 출고가격 차(3만5200원)보다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12일(현지 시간)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8’ 가격도 10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올 하반기 가격 앞자리가 9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V30이 유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달 15일부터 선택 약정 할인이 기존 20%에서 25%로 올라가는 것도 LG전자에는 기회다. 6만 원 이동통신요금제를 24개월 약정으로 가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매달 1만5000원을 통신요금에서 할인받기 때문에 2년간 최대 36만 원을 아낄 수 있다. 단말기 구매 지원금인 공시지원금의 최대 금액인 33만 원을 받는 것보다 약정할인 25%에 가입하는 게 더 유리하다.

이런 구조 때문에 이번엔 단말기를 제값에 사고 통신비 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단말기 가격 차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는 소비자들은 고가의 데이터요금제를 쓸 가능성이 높다”며 “6만 원 이상 통신요금제를 쓴다면 단말기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선택약정 할인이 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갤노트8#v30#lg전자#프리미엄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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