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식당이 많다 보니 식당에서 신발이 바뀌거나 아예 신발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신발 주인은 가게 주인에게 얼마의 손해 배상금을 받는 것이 합리적일까.
손해 배상금 산정의 핵심은 신발이라는 자산의 현재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데 있다. 신발의 최초 가치는 구입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신발이 이미 한 번 이상 신은 신발이라는 점이다. 신발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에 신발의 구입가격을 그대로 가게 주인에게 청구하는 건 무리가 있다. 시간이 흘러 가치가 감소한 만큼을 제하고 현재 가치를 측정하는 게 합당하다. 회계학에서는 이를 감가상각이라고 부른다.
감가상각의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방법으로 정액법과 정률법을 꼽을 수 있다. 정액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하게 자산의 가치가 감소할 경우 사용 연수에 따라 N분의 1로 일정하게 인식하는 방식이다. 반면 초기에 가치가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처음에 감가상각비를 많이 인식하고 나중에 적게 인식하는 정률법이 많이 쓰인다.
그렇다면 분실한 신발의 현재 가치는 얼마일까. 우선 신발에 대한 감가상각비용 산정은 정액법을 따르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 만약 한 달 전 20만 원에 구입한 신발을 잃어버린 경우, 편의상 한 번 신발을 사면 3년(36개월)을 신는다고 가정할 때 신발을 잃어버린 시점에서 적정 현재 가치는 구매금액(20만 원)에서 감가상각비(20만 원×1/36=5555원)를 뺀 19만4445원이다.
물론 현실에서 가게 주인이 신발 주인의 주장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은 낮다. 이때는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소비자분쟁 해결기준 역시 정액법으로 감가상각하는 것과 같은 취지로 신발을 사용한 가치만큼을 제해 구매금액의 95∼20%(19만∼4만 원)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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