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5개 크기 세계최고 수준 자율주행 시험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5일 03시 00분


[자동차가 바꿀 미래사회]화성에 조성중인 ‘K시티’ 가보니
요금소-교차로 등 35개 시설 구축… 10월 고속도로부분, 내년 전체 개방
지능형교통체계 연구환경 마련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조성될 자율주행자동차 시험장 ‘케이시티’ 조감도. 교통안전공단 제공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조성될 자율주행자동차 시험장 ‘케이시티’ 조감도. 교통안전공단 제공
“지금 고속도로 요금소를 지났습니다. 이제 지하도를 지나 도심으로 들어갑니다.”

아직 수풀이 우거진 벌판일 뿐인데 교통안전공단 조성우 자율주행정책팀장은 작은 도심을 걷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조 팀장은 손가락으로 넓게 펼쳐진 벌판 곳곳을 가리키며 “요금소나 교차로, 버스·택시정류장 등 총 35개 시설환경이 이곳에 세워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세워질 자율주행자동차 시험장 ‘케이시티(K-City)’ 부지다. 전체 규모 약 32만 m², 축구장으로 치면 45개를 한곳에 모은 넓이다. 케이시티는 10월부터 내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세계 최초 자율주행차 전용 실험도시인 미국 엠시티(M-City)의 장점을 살리면서 버스전용차로, 주차시설 등 국내 도로 환경을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케이시티 같은 환경이 필수적이다. 일반 도로에서 실험을 할 경우 너무 많은 변수가 생겨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또 각종 상황을 반복적으로 통제하며 실험할 수도 없다. 조 팀장은 “차선도 탈·부착식으로 만들어 다양한 차로 구성이 가능하게 하고, 포트홀이나 나무 그림자로 생기는 그늘 등 실제 자동차가 만날 수 있는 모든 환경과 변수를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시티는 △고속주행도로 △도심부 도로 △자율주차시설 △인프라 환경이 부족한 지방 교외 도로 등으로 구성된다. 올해 10월까지 우선 고속도로 부분을, 내년 말 전체 시설을 구축해 개방할 계획이다. 완공 뒤에는 현대·기아자동차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미래 자동차 관련 시장을 대비해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모든 기업과 학계가 활용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케이시티 건설을 위해 약 110억 원을 투자한다.

케이시티는 또 교통신호체계와 자동차가 서로 연결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지능형교통체계(ITS) 연구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통신시설 장비도 3세대(3G)에서 롱텀에볼루션(LTE·4G)뿐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개발하고 있는 5G 등 다양한 환경을 마련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폭우나 눈 등 다양한 기상환경까지 조작할 수 있도록 진화할 예정이다

홍윤석 교통안전공단 자율주행자동차센터장은 “케이시티를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실험단지로 만들어 국내 자율주행자동차 연구에 든든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화성=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화성#k시티#자율주행#친환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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