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수 2세가 많은 지분을 가진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로 벌어들이는 매출액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2세의 재산 불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경쟁당국은 지속적인 감시에 나설 방침을 내비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총수 2세가 지분을 100% 보유한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매출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이 오너 2세에게 손쉽게 부(富)를 몰아준다는 뜻이다.
지분 50% 이상(18.4%), 30% 이상(15.4%) 계열사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적지 않았다. 남동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이런 경향은 총수 일가의 부당한 사익편취행위가 의심되는 지점이어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수가 있는 기업 가운데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큰 곳은 현대자동차그룹(30조3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차에 각각 4조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그룹 내 수직화된 계열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SK(29조4000억 원), 삼성(21조1000억 원)도 내부거래 금액이 많았다. SK는 석유화학 에너지 분야에서 계열사 간 거래가 많았고, 삼성은 삼성물산이 계열사 공장 증설공사 등을 맡으며 일감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56.1%), 시설관리업(42.5%), 예술·스포츠 서비스업(41.3%)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이 업종들은 2세들이 내부거래로 부를 쌓는다는 의심을 자주 받아온 업종이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27개 대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246조5000억 원이었으며 이 중 내부거래 금액은 152조5000억 원(12.2%)이었다. 비상장사들의 전체 매출액은 356조1000억 원이었고, 이 중 내부거래 금액은 79조4000억 원(22.3%)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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