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서비스 시행착오 인정… AI생태계 확장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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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카카오대표 취임2년 간담회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2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2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카카오 제공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2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2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카카오 제공
“우리가 ‘카카오전자’를 만들진 않을 거예요. 그 대신 제휴업체와 협력해 카카오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카카오 인사이드’라는 인공지능(AI) 생태계를 만들 겁니다.”

카카오 임지훈 대표(37)가 AI 플랫폼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내에선 AI 플랫폼을 매개로 제휴를 강화해 영향력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2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카카오의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자리는 임 대표의 취임 2주년(23일)을 앞두고 마련됐다.

업계에선 교체설에 시달렸던 임 대표가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대표의 기자간담회는 2015년 10월 제주에서 한 차례 가진 이후 약 2년 만이다. 그는 2015년 단독 대표로 취임하며 주목받았지만 공격적으로 벌인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 등에서 실적이 부진해 위기설이 돌았었다.

그는 “최근 6개월에서 1년 이상 준비한 사업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위기설에 연연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를 이끌기 위해 장기 안목으로 사업을 바라봤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O2O 사업은) 시행착오를 인정한다”며 카카오드라이버 시행착오를 언급했다. 카카오택시 성공에 힘입어 진출한 대리운전 서비스였으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고, 가사도우미 홈클린 서비스도 중단하는 등 O2O 사업이 위축됐다. 그러나 그는 이런 논란 덕분에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1∼6월) 게임과 음원 등 콘텐츠 분야가, 올 2분기(4∼6월) 광고실적이 반등하기까지 임 대표는 자회사·사업부를 분리하고 힘을 실어줬다. 특히 임 대표는 “해외 진출이 쉽지 않지만 한국이 잘하는 게임과 이모티콘, 웹툰, 웹소설,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산업의 해외 비중을 점점 높여 영향력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국내에서 대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AI 생태계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롯데 등이 카카오의 대화형 AI인터페이스와 콘텐츠 추천 기술을 채택했다. 그는 앞으로 한두 달 안에 대형 협력 프로젝트가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플랫폼 협력이 잘되면 미국에 가서 ‘미래를 보려거든 카카오를 보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임 대표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혁신하는 운동장에서 똑같이 뛸 수 있게 해준다면 좋겠다”며 국내 인터넷 기업 역차별 문제도 거론했다. 퇴근 후 ‘카톡금지법’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구글 금지법’ ‘페이스북 금지법’을 만드는 것과 같지 않으냐”며 부정적인 시각을 밝혔다.

성남=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임지훈#카카오#대리운전#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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