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 수영동주민센터입구에 놓인 ‘십시일반 빨간 냉장고’는 시장상인과 주민이 음식을 공유하는 냉장고다. 과일, 반찬, 김치 등을 이웃과 나누기 위해 들고 오는 분이 있고 감사하게 가져가는 분도 있다. “아들이 냉장고에 먹을 게 부족한 것 같더라”고 해 음식을 들고 온 어머니도 있었다. 주민이 오가면서 챙기는 냉장고에는 항상 음식이 넉넉하다.
올여름 부산은 지붕에 흰색 도료를 칠하는 ‘쿨루프(Cool Roof)’ 사업으로 뜨거웠다. 지붕 표면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탁월해 실내온도 상승을 막고 냉방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 부산시는 5∼7월 혼자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 가정을 대상으로 110가구에 쿨루프를 시공했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시공한 뒤 호응을 얻자 확대한 것. 내년부터는 각 기관, 시민단체와 힘을 합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매년 500가구씩 쿨루프를 시공할 계획이다.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은 산허리를 따라 계단식 집이 들어선 독특한 풍경으로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린다.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알려졌다. 국내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올 6월 말까지 100만 명 넘게 다녀갔다. 64점의 예술작품과 7회째 열린 골목축제, 수시로 열리는 각종 문화공연과 전시회, 골목길 투어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는 감칠맛이 나는 관광 인프라다. 이곳에 도시재생 관련 기반시설과 문화예술 인프라가 더욱 늘어난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감천문화마을을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했다. 2020년까지 총 사업비 91억 원을 들여 문화·예술도시재생 관련 특화사업이 추진된다.
민선 6기 부산의 복지 및 도시재생 브랜드인 ‘다복동 사업’의 사례들이다. 다함께 행복한 동네, 다가서는 복지동이란 뜻의 ‘다복동 사업’은 희망찬 부산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취약 계층을 위한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 보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자율과 소통, 협치를 기본 개념으로 현재 8개 분야 36개 단위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주민이 직접 마을 문제를 해결하는 ‘행복 더하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공모를 통해 뽑힌 10개 마을 주민은 육아, 교육, 복지, 생활환경, 일자리 분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다복동 안심마을(셉테드·CPTED)’ 사업도 벌인다. 올해는 영도구 대평동, 연제구 연산동, 사하구 신평동, 해운대구 우동이 대상지역이다. 범죄 유발 환경 조사, 주거 환경 조사, 주민 면접을 통해 안전한 마을을 만들어 나간다. 마을에는 큰길로 안내하는 유도선(線)을 비롯해 보안등, 소화기, 폐가 출입 방지 시설이 설치된다.
차량에 건축 자재와 장비를 싣고 주택을 수리하거나 손길이 필요한 현장을 찾아가는 이동식 마을지기 사무소인 ‘다복동 마차’가 30개 동에서 운영되고 있다. 단독주택지에 아파트관리사무소 수준의 주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문화 공연도 곁들이고 노인 건강검진 같은 문화·복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령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고 있는 의료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견학과 체험을 통해 노인 복지시설로 옮기도록 하는 행복보금자리 찾아주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고재수 부산시 다복동추진단장은 “다복동 사업을 통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행복한 시민, 따뜻한 부산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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