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효성이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 등을 담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25일 발표했다.
효성은 앞서 2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손영래 전 국세청장, 정상명 전 검찰총장, 권오곤 전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효성 측은 “7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조현준 회장(사진)이 시장과의 소통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투명경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 3인(정상명, 권오곤, 최중경)과 사내이사 1인(김규영)으로 구성된다. 대표위원은 정상명 사외이사가 맡는다. 앞으로 위원회는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이슈에 대한 사전 심의 및 의결 등을 주로 맡게 된다. 일감 몰아주기나 부당한 내부거래 등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기업 분할, 인수합병(M&A), 증자 및 감자 등 주주 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경영사항 등에 대한 사전 심의를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위원회가 맡게 된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과 윤리경영·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심의도 맡는다. 투명경영위원회의 활동내용은 분기마다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효성 측은 “위원회 활동을 통해 그룹 내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는 한편 경영진이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합리적 경영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조 회장이 맡아왔던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의 대표위원도 사외이사인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이 맡게 된다. 회사 경영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적이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사들을 객관적인 외부 시각으로 추천받아 선임하기 위한 개선안이다.
효성이 주력 계열사에 이 같은 목적의 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효성의 이사회 구성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짐에 따른 쇄신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다음 달로 예상되는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위한 주주 달래기 등 사전 포석 조치로도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분식회계로 오랜 시간 재판을 받아온 효성이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에 맞춰 기업 이미지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은 이와 별도로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내부회계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감사위원들이 업무를 독립적이고 심도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 및 필요 정보를 충분히 지원할 방침이다.
또 올해 초 마무리된 내부통제 고도화 프로젝트 결과를 반영한 ‘내부회계 관리제도’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위원회 평가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실질적인 평가절차를 수행해 내부회계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회계 실무를 담당하는 임직원들에 대해 ‘회계 기준 준수를 위한 회계투명성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효성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현재 단일 회사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건설 등 주요 사업부문을 계열사로 분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효성이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인적 분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사업회사 주식을 현물 출자해 지주회사 지분을 매입해 지배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금융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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