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한다. 카카오에 이은 시총 1, 2위 기업의 잇단 이탈에 코스닥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셀트리온은 2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의했다. 이날 주총에는 소액주주 등 의결권 있는 주주 총수의 51.4%가 출석했다. 현재 셀트리온의 시총은 약 17조5000억 원으로 코스피로 이전하면 시총 17위 기업이 된다. 상장 주간사회사 선정과 예비심사 절차 등을 감안하면 코스피 입성은 내년 1, 2월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의 이전상장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소액주주들은 코스닥보다 코스피 시장이 주가 상승에 유리하고, 공매도 위험이 적다는 이유로 이전상장을 요구해 왔다. 코스닥 투자에 소극적인 국내 연기금과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그에 따른 투자자금도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코스피 입성이 반드시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전상장으로 반짝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주가 흐름은 기업 실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감소 효과도 불분명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비중은 6.52%로 코스닥 시장(1.67%)보다 높다.
코스닥 시장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올해 7월 카카오가 코스피로 둥지를 옮긴 데 이어 이번에 셀트리온까지 떠나면서 코스닥이 ‘영원한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셀트리온의 이전상장을 막기 위해 대책전담팀을 가동하고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주를 합친 통합지수 개발을 추진하며 만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시장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사가 코스닥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활발히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들의 코스닥 투자를 막는 획일적 규제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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