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아에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높은 잠재력 때문이다.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업체들도 앞다퉈 동남아로 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 재계 2위인 살림그룹과 합작해 인도롯데(Indo Lotte)를 설립했다고 9일 밝혔다. 인도롯데는 10일부터 현지 온라인쇼핑몰인 아이롯데닷컴 운영에 들어간다. 인도롯데는 롯데그룹과 살림그룹이 50%씩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롯데는 2008년 롯데마트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한 지 9년 만에 온라인 유통까지 범위를 넓히게 됐다.
롯데의 인도네시아 온라인 유통 진출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글로벌 다양화 전략의 일환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앤서니 살림 살림그룹 회장을 만나 오픈마켓 합작 사업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 회장은 2013년부터 ‘한-인도네시아 동반자 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을 맡으며 롯데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진두지휘했다.
인구 2억6000만 명(세계 4위)의 인도네시아는 온라인 유통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로 평가받는다. 인도네시아 온라인쇼핑 시장은 2015년 4조2000억 원으로 그해 전체 유통 시장의 0.7% 수준이다. 그만큼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이재관 인도롯데 대표는 “2021년 매출액 5000억 원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을 하고 2023년에는 매출액 1조 원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유통과 화학 부문을 합쳐 인도네시아에서 1조70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해외 전체 매출액 중 약 15%를 차지한다. 온라인쇼핑몰 시장 진출로 롯데그룹 내에서 인도네시아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뿐 아니라 현지 1위의 홈쇼핑업체인 레젤의 ‘몰인몰’(매장 내 매장) 형태로도 입점했다. 한국 롯데닷컴과 연계한 역(逆)직구 매장인 ‘K숍’도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 유명 화장품브랜드뿐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 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는 아이롯데닷컴이 기존 현지에서 운영하던 오프라인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카르타 지역에서 들어온 온라인 주문의 경우 현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거점으로 오토바이 배송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베트남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과 물류 및 해운 부문 인수를 위한 자본출자협약서를 체결했다. 동남아는 내수시장 성장 전망이 여전히 높은 데다 인접 국가 간 네트워크 구축에도 유리하다.
이번 협약으로 CJ대한통운은 제마뎁의 물류 부문 자회사와 해운 부문 자회사의 지분 각 50.9%를 총 1000억 원에 인수하게 된다. 제마뎁은 1990년 설립 이후 최근 5년간 연평균 14%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00억 원이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를 통해 베트남 전 지역에 통합 물류 서비스를 구현하는 한편 현지에 진출한 CJ그룹의 식품, 소재, 사료 계열사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1990년대 베트남에 진출한 데 이어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적극 진출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말레이시아 2위 물류 기업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올해 4월엔 인도 물류 기업 다슬 로지스틱스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브라콤을 인수하는 등 범아시아 물류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제마뎁 인수를 통해 향후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를 잇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경 운송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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