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회사의 조직적 지원, 오히려 역효과 부를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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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회사는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서 사내 분위기가 좋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회사의 직원들이 실제로 회사 성과에도 기여할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주목된다.

미국의 연구자들은 최근 중국의 한 석유화학 기업 직원 46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회사의 조직적인 지원 분위기가 조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리더가 멤버들에게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하면 팀원들은 업무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조직적인 지원 분위기가 강한 팀에서 리더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팀원들은 다른 팀원의 업무를 도우면서 팀워크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이 잘해준 만큼 그에 보답해야 한다는 믿음이 팀원들 사이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적인 지원 분위기가 강한 팀에서 개인의 책임감 있는 행동(예: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오히려 조직적인 지원 분위기가 약한 팀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조직원들이 더 많았다.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한 것이다. 이는 현재 조직 생활에 만족하는 팀원들의 경우 어떤 식으로 조직을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해 관심을 덜 보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회사가 직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반드시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최근 기업들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자율근무제를 도입하거나,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는 등 조직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한 회사라면 조직적인 지원을 늘릴 때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조직적 지원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기업이라면 그로 인한 이득과 손해를 동시에 감안해 지원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

김유진 템플대 경영학과 교수 ykim@temple.edu
#dbr#회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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