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 씨(35)는 12일 추석 때 받은 상여금 200여만 원을 주식계좌에 입금했다. 지루한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 5년째 주식투자를 접고 있었지만, 올해 7월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코스피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에 이번에는 투자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코스피가 조정을 마치고 상승세를 시작하자 증시 주변으로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기업과 개인의 단기부동자금이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12일 투자자예탁금이 하루 만에 2조 원 넘게 급증하면서 총 26조1961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6월 17일(26조1809억 원)의 역대 최대 기록을 깬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들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으로 언제든지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의 시세차익 실현과 북한 리스크 확산에 코스피가 하락세로 돌아선 8월부터 감소세를 보여 23조 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2차 랠리(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증시로 돈이 모이는 반면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단기부동자금은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06조32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5월 17일의 138조38억 원에서 31조6763억 원(22.95%)이 감소한 것이다. MMF는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입출금식 단기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자금을 맡기는 데 활용한다. MMF 설정액 중에서도 법인자금이 30조2041억 원(27.36%) 줄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부동산 규제 강화로 기존 부동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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