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에서 만든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하나 샀습니다. 놀랐습니다. 1만5000원도 안 되는 제품이었는데 (제가 필요한 기능은) 안 되는 게 없더군요. 그냥 ‘싼 맛에 산다’고 생각했던 게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아직)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인류가 역사상 가장 많이 사용한 영어 표현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일 테지만, 중국제라고 하면 ‘가격은 싸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남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는 어떨까요? 이제는 한국 제품을 무시하는 사람이 없을까요? 얼마 전 한 일본 사이트에는 ‘삼성과 화웨이(華爲)를 인정하지 않는 녀석이 있을 때 일본이 망해가고 있다고 느낀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삼성을 무시하는 건 물론 이 중국 회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어쩐지 분하지만 일본제, 아니 좀더 우리가 흔히 썼던 표현으로는 ‘일제(日製)’에서는 여전히 첨단적인 느낌이 나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것도 분명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범위를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어떤 나라 제품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을까요?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서 이 질문 해답 찾기에 나섰습니다.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42개국 4만3034명을 대상으로 나라별 △제품 품질 △가격 대비 성능(흔히 말하는 가성비) △독창성 △디자인 △기술 첨단도 등을 설문조사해 ‘메이드 인 ○○○ 파워랭킹(Made-In-Country-Index)’을 내놓았습니다. 스태티스타는 “이 42개국 사람들이 전 세계 인구 중 9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나라는 독일이었습니다. 독일을 100점으로 둘 때 일본은 81점(8위)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56점으로 18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은 28점으로 30위.
어떻습니까? 평소에 여러분이 각 나라 제품이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비슷하게 나왔나요? 재미있는 건 유럽 국가 중에서 독일과 스위스를 빼고는 모두 유럽연합(EU)보다 파워랭킹이 낮다는 것. (스위스는 EU 회원국은 아닙니다.) 스태티스타는 “‘메이드 인 EU’는 제품 안정성 측면에서 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EU 소속 국가보다 남미 등 다른 나라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특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태티스타는 각 나라 사람들이 어떤 나라 제품을 1위로 꼽았는지도 공개했습니다. 한국인이 1위로 꼽은 나라는 독일이었습니다. 일본인은 일본을 꼽았고, 중국인은 중국을 꼽았습니다. 일본을 1위로 꼽은 나라는 7개국으로 독일(13개국), 미국(8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중국을 1위로 꼽은 나라는 물론(?) 중국뿐이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