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계절이다. 청량한 하늘이 자꾸만 나오라고 손짓하는 가을, 도심 빌딩 숲을 달리든 외곽 오프로드를 달리든 믿음직한 SUV가 인기일 수밖에 없다. 코나, 스토닉, 티볼리 삼형제의 경쟁으로 뜨거웠던 국내 SUV 시장을 넘어 수입 차 시장에서도 SUV가 스타로 떠오르는 중이다.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수입 SUV 대전을 살펴본다.》
가장 돋보인 무대는 단연 중형 SUV 시장이다. 볼보와 랜드로버가 최근 각각 새 모델을 내놓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볼보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XC60’의 완전변경 모델 ‘더 뉴 XC60’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달 26일 출시 이후 약 3주 만에 예약판매 1000대를 돌파했다. 내년 판매 목표치인 2500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볼보 측은 전망하고 있다. 기존 모델인 XC60의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도 1166대를 기록했다.
더 뉴 XC60은 8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유럽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에서 3년째 1위를 기록 중인 XC60에 스칸디나비안 신형 디자인을 가미한 것이 주효했다. 자연 그대로의 나뭇결이 느껴지는 천연 우드 트림과 스웨덴 국기 문양으로 마감한 대시보드의 크롬 장식, 스웨덴 해변에서 볼 수 있는 드리프트 우드 디자인 등이 적용돼 국내에서의 프리미엄 수요도 충족했다. 볼보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이자 더 뉴 XC60 메인 디자이너인 이정현 씨(38)는 “XC60에 적용된 디자인적 요소가 한국의 ‘여백의 미’와도 닿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볼보가 꼽는 중형 SUV 시장 경쟁자 중 하나는 랜드로버다. 최근 중형 SUV 시장 인기의 결실을 톡톡히 보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랜드로버는 지난달 브랜드 판매량 3위 자리로 올라섰다. 신차 효과와 함께 올해 1월 출시돼 지난달까지 3099대가 팔린 중형 SUV 모델 ‘디스커버리 스포츠 TD4’가 효자 역할을 했다.
TD4 흥행에 힘입어 지난달엔 ‘레인지로버 벨라’를 출시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레인지로버 모델이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지난달까지 117대가 팔렸다.
안정감과 승차감을 찾는 이들을 위한 대형 SUV 시장 3파전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대가족 단위 야외 캠핑 수요가 늘면서 대형 SUV 인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대형 SUV 본고장인 미국의 포드 익스플로러가 꾸준히 선전하는 한편 닛산이 지난달 19일 ‘뉴 닛산 패스파인더’를 내놨다. 올해 1월부터 국내 판매된 혼다 ‘뉴 파일럿’은 지난달까지 1083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하는 기록을 남겼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압도적인 내부공간과 안락한 승차감, 오프로드에서의 탁월한 안정성을 갖춘 익스플로러는 자녀들과 함께 가족 단위 레저 활동과 여행을 즐기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기라성 같은 수입 SUV의 등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UV 수요가 확대되면서 친환경, 경량화, 오프로드 성능 등 특색의 다변화도 이뤄지고 있다.
올해 말엔 중형 SUV 시장 강자인 벤츠와 BMW가 맞붙는다. 벤츠는 중형 SUV 모델 GLC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인 ‘더 뉴 GLC 350e 4MATIC’을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더 뉴 GLC 350e 4MATIC은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을 발휘함과 동시에 최소의 연료 소비를 자랑하고 최소량의 배기가스를 배출한다. 전기차 충전용 월박스로 충전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전기차 충전용 소켓 시스템으로는 약 2시간 반이면 충전이 가능하다.
BMW도 중형 SUV 모델 X3의 3세대 ‘뉴 X3’를 12월 출시한다. 기존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X패밀리 특유의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인상을 보여준다. 앞뒤 오버행을 짧게 하고 완벽한 50 대 50 무게 배분을 강조했다. 전 세대보다 더욱 커진 전면의 그릴과 새로운 디자인의 주간 주행등, 후면의 라이트 등이 뉴 X3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완성한다.
올해 말 출시될 푸조의 ‘뉴 푸조 5008’과 내년 출시를 검토 중인 한국GM의 ‘쉐보레 에퀴녹스’도 내년 SUV 시장에서 ‘한탕’을 노리고 있다.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되는 뉴 푸조 5008은 동급 최고 수준의 휠베이스를, 쉐보레 에퀴녹스는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한 경량화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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