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논현동이 상징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해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시장을 공략하려는 매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런 ‘프리미엄’을 앞세운 논현동이 이케아, 롯데, 신세계가 모여 가구타운을 형성한 경기 고양시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도 주목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1일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미국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 대형 전시장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윌리엄스 소노마 계열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3개 브랜드가 동시에 들어선다. 3개 브랜드가 함께 운영되는 것은 논현 전시장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홈퍼니싱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시장에 적극 투자해왔다. 올해 2월 현대리바트가 윌리엄스 소노마 그룹과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하도록 주도했다. 논현 전시장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챙겼다. 정 회장은 “소비자들 눈에 확실히 달라 보여야 한다. 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시했다.
윌리엄스 소노마 논현 전시장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영업면적은 1808m²(약 547평)다.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등 3개 브랜드에서 파는 상품 수는 4500여 개다. 서울 시내 주요 홈퍼니싱 매장 중 품목 수 기준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는 게 현대리바트 측 설명이다. 현대리바트는 국내 대형 가구전시장 인테리어 비용의 3배 수준인 40억 원을 들였다. 인테리어에 영감을 받으려 전시장을 찾는 소비자들까지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정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윌리엄스 소노마 매장을 논현동 가구거리의 명물로 키워 거리가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윌리엄스 소노마 논현 전시장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무역센터점의 공동 마케팅을 기획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논현동 가구거리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모여 있고, 안목이 높은 고객이 전국에서 몰린다. 그래서 논현 전시장 개장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학동역 사이에 논현동 가구거리가 형성된 것은 1970년대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광진구 중곡동과 더불어 3대 가구거리로 꼽힌다.
고급 수입가구 매장 일부가 청담동으로 건너가고,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위상이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논현동이 상징하는 고급 이미지 덕을 보려는 국내 홈퍼니싱 기업이 몰리고 있다. 연간 30조 원 시장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L&C는 이달 17일 바닥재와 인테리어 제품을 한자리에 모은 ‘갤러리Q’를 논현동 가구거리에 선보였다. 올해 8월에는 LG전자가 논현동에서 도전장을 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고 고급 주방 가전과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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