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연습장된 시장 내 노점 15곳
주중엔 학업-취업 준비하는 20, 30대… 요식업 성공 꿈꾸며 메뉴 개발 나서
대학생 김소정 씨(20·여)는 요즘 매주 금요일 충남 홍성역에서 오전 10시 42분 천안행 기차를 탄다. 천안 남산중앙시장에서 장을 보고 인근 조리장에서 요리를 한다. 튀김, 콜라, 팝콘, 불고기 토스트 등 메뉴도 다양하다.
오후 6시면 남산중앙시장 빛너울 야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다. 김 씨의 노점 이름은 ‘와글와글’. 분식을 생각하고 열었지만 메뉴는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손님들의 반응에 따라 김 씨의 아이디어가 덧붙여지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처음에는 튀김이 주 메뉴였는데 야시장에 가보니 고기 메뉴가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토치로 불꽃을 내며 불고기 토스트를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가 남산중앙시장 빛너울 야시장을 알게 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고를 통해서다. 공주대 외식상품과에 재학 중인 김 씨의 꿈은 외식업. 처음으로 ‘밥장사’를 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김 씨는 “뭣보다 고객과의 관계에 대해 많이 배운다. 손님들에게 ‘개그’도 하고 토치 불꽃쇼도 보이니 단골도 생겼다. 청년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월 25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6∼11시에 열리는 남산중앙시장 야시장은 판매자도 젊다. 야시장 15개 노점 중 절반이 20, 30대다. 임이원 남산중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팀장은 “평일에 직장, 학교에 집중하고 금요일부터 꿈을 펼치러 온 젊은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주로 천안과 인근 지역 대학교,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야시장 노점을 모집했다. 노점의 여러 분야 중 먹을거리 쪽이 단연 인기가 높다. 창업을 연습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판매자들의 설명이다. 신청이 넘쳐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 야시장의 인기 메뉴는 스테이크, 칠리 새우구이 등이다. 인기 메뉴는 하루 저녁에 200인분이 소진되기도 한다. 야시장에 참여한 청년들은 인기 메뉴 판매자의 노하우를 보고 매주 아이디어를 고민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만난 ‘오잉크버거’ 신경현 씨(25)는 직장인 여자친구와 갈비양념 바게트 버거를 만든다. 신 씨는 “외식업 아르바이트만 하다 실제 장사에 나서 보니 배우는 게 재밌다. 처음에 돈가스를 준비했다가 특색 있는 메뉴가 좋을 것 같아 바게트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뉴욕식 핫도그를 파는 ‘핫개핫개’ 이혁준 씨(25)는 “대학 4학년이라 진로를 고민하던 중 창업을 적은 비용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다. 다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시장 손님의 발걸음이 줄어드는 게 걱정이다. 꾸준히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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