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노동생산성 오히려 1.5%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일 17시 02분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단축한 ‘주5일 근무제’가 2004년 첫 도입된 이후 국내 제조업체의 노동생산성이 12년 사이 1% 넘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10인 이상 제조업체(1만1692개)의 노동생산성은 1.5% 증가했다. 노동생산성이란 일정 시간 투입된 노동량과 그 성과(생산량)의 비율을 가리킨다. 노동시간이 적거나 성과가 클 때 노동생산성이 증가한다.

20인 이상 기업체로 분석 대상을 한정하면 노동생산성 증가 폭은 1.9%로 확대됐다. 영세업체보단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효과가 더 컸다.

노동생산성 증대 효과는 과거 근로시간이 길었던 업체일수록 두드러졌다. 주당 40시간 이상 일했던 음식료품, 가죽·가방·신발, 석유제품 등의 기업체는 노동생산성이 2.1% 증가했다. 근로시간 40시간 미만 기업체에서는 0.4% 늘어났다.

박우람 KDI 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 이전에 장시간 근로로 인한 비효율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노동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총생산량이 오히려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재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주당 근로시간은 40시간이지만 연장근로 등을 포함해 실질적으로는 최대 68시간까지 가능하다. 보고서는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 임금 할증에 대한 법적 불명확성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투입(근로시간)보단 산출(생산량)에 따라 보상해 짧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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