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성실납세 지원 서비스를 늘리겠다.”(한승희 국세청장)
“기업들이 더 나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국가재정을 뒷받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세청장인 한 청장이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업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본사로 초청한 정책간담회에서다.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법인세 최고구간 신설, 대대적인 일감 몰아주기 조사,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반(反)기업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더구나 국세청은 기업 입장에서는 ‘저승사자’나 다름없어 기업인과 국세청장의 만남은 껄끄러운 자리다. 이날 간담회도 처음에는 다소 서먹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한 청장은 이를 의식한 듯 기업인들에게 “여러분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이태종 한화 대표이사 등 기업인 20여 명과 국세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 청장은 “성실한 납세 기업인들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늘리겠다. 앞으로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이어 가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세금 정책과 관련한 회원 기업인들의 의견을 모아보니 최근 늘어나는 한미, 한중 통상마찰에 대한 지원, 성실납세자 우대 정책 등을 바란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기업인들은 국세청에 바라는 점을 허심탄회하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가 끝난 뒤 한 청장은 “의견을 잘 경청했고 앞으로 실행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겠다”고 했다. 다만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징세 문제에 대해서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대한상의는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호텔ICC에서 전국상의 회장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박 회장과 박희원 대전상의 회장,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 등 전국 회장단 50여 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기업들에 더 높은 수준의 규제를 들이대기 전에 기업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낡은 관행을 바꾸고 제도 선진화를 위해 노력해야 기업도 시장에 자율을 요구할 수 있고 경제계의 목소리도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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