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6돌 기념사
“신입행원도 회장 꿈 키울수 있어”… ‘외풍’없이 CEO 인선 무사히 마쳐
직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전해
“리딩뱅크 새 역사 이제 시작”
“이제 신입 행원도 KB금융 회장, 국민은행장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최근 연임이 확정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외풍 없이 그룹 회장직 및 주요 계열사 인선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윤 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민은행 창립 16주년 행사에서 “어느 해보다 뜻깊은 창립기념일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B금융은 뚜렷한 주인이 없어 정권마다 낙하산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잡음 없이 인사가 마무리됐다. 금융권 내에서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가 KB금융의 요직을 노린다는 소문이 돌긴 했지만 회장과 행장 후보자 선정을 맡은 사외이사들은 조직 안정을 이유로 윤 회장 등 내부 출신 인사의 손을 들어줬다.
윤 회장은 “20여 일 뒤면 KB인의 한 사람이 제7대 국민은행장에 취임하고 이는 KB인에 의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며 “최고경영자 승계의 소중한 이정표를 마침내 세웠다”고 자평했다.
KB금융은 최근 그룹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면서 허인 부행장을 새 행장으로 내정했다. 3년 전 KB금융은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집안싸움으로 조직이 망가진 적이 있기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아직도 여전하다. 윤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1000년 역사의 로마제국도 내부 분열로 멸망했고 천둥 번개를 이겨낸 거목도 속을 파먹는 딱정벌레 몇 마리에 말라 죽는다”며 “서로의 장점은 빛내주고 단점은 덮어주는 단결하는 KB 가족이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의 자신감은 최근 실적 발표 이후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KB금융의 3분기(7∼9월) 누적 순이익은 2조7577억 원으로 신한금융그룹(2조7064억 원)을 앞섰다. 각 금융사가 동일한 회계기준을 갖춘 2012년 이후 KB금융이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금융을 앞선 건 처음이다. 올해 1분기(1∼3월)만 해도 신한금융은 KB금융보다 순이익이 약 1000억 원 많았지만 2분기(4∼6월)부터 KB금융에 역전 당했다.
윤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목표와 방향성을 공유하며 쉬지 않고 달려온 결과”라며 “웅비(雄飛)하는 리딩뱅크 KB의 새 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회장은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은행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기존 지식과 경험으로는 변화를 감당하기 어려운 혁명 시대가 오고 있으며 금융 서비스 분야는 어느새 IT 신기술 전쟁터가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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