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국내에서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고 있는데 그들이 얼마나 버는지 모른다. 구글은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없고, 통신 트래픽(인터넷 통신량) 비용도 안 낸다.”(10월 31일,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전 이사회 의장)
“이 전 의장의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11월 2일, 구글 공식 입장 자료)
글로벌 포털 기업인 구글과 국내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날선 공방을 벌이며 맞붙었다. 그동안 양사는 자사의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며 공개 비판을 꺼려왔지만, 세금 회피 논란과 네이버의 뉴스 편집 논란 등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인터넷업계는 양사가 2일 공식 자료와 반박 자료 등을 잇달아 내며 설전을 벌인 점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2일 기자들에게 전달한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네이버의 이 창업자가 지난달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당시 국감에서 이 창업자는 “구글이 제대로 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며 조세회피 논란과 국내 고용 실적이 저조하다”고 지적했었다.
구글코리아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국내에서 세금을 내고 있고,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며 “구글코리아에는 수백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구글의 국내 고용 규모를 2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입장을 내놓자 네이버는 재반박에 나섰다. 네이버 측은 “구글이 국내에서 얼마나 매출을 올리는지, 이에 따른 법인세를 어느 정도로 내는지 공개도 안 하는데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도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업계에선 구글이 국내에서 연 4조5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다고 추정하는데, 이를 고려할 때 구글코리아의 고용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구글이 자사의 조세회피 논란에 대해서도 공식 입장을 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구글코리아가 서비스 매출 규모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구글코리아가 버는 만큼 제대로 법인세를 내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구글플레이 매출 등에 대해 구글 본사가 직접 담당해 국내에서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 우리도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앱 장터 매출, 검색광고 등은 구글코리아가 아닌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잡아 매출을 돌려 국내에서 사실상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 배치의 공정성 등에 대해서는 구글이 네이버를 반격했다. 최근 네이버가 검색어 조작, 뉴스 부당편집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는 “구글은 검색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며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즘 순위에 기반해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이 창업자가 지난달 31일 국감에서 검색어 조작 이슈 등에 대한 의원 질의를 받고 “국내에서는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낮아 구글코리아가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일 뿐”이라고 답변한 점을 우회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스포츠 뉴스 부당편집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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