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27년 만에 회장 승진자가 탄생했다. 용퇴 의사를 밝혔던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승진했다.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3톱’을 모두 승진시킨 것은 각 사업부문장을 50대로 한꺼번에 교체하면서도 안정화를 꾀하려는 복안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의 승진으로 삼성전자에서는 1990년 3월 강진구 전 회장이 승진한 후 처음으로 회장이 나오게 됐다. 과거 삼성전자와 분리된 조직이었던 삼성종합기술원에서 1999년 임관 전 회장의 승진 사례가 있었다.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2001년 3월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승진 이후 처음이다. 부회장 승진도 2012년 12월 이재용 부회장 이후 5년 만이다.
권 회장과 윤 부회장, 신 부회장의 승진 배경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경영 자문 역할’에 무게를 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장단의 노고를 위로하고 경영 자문과 후진 양성에 이바지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원로 경영인으로서 기술 자문과 후진 양성을 맡는다. 윤 부회장은 CR(대외업무)담당으로 외부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신 부회장은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인재개발담당을 맡았다.
이번 승진자들이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뤄낸 주역들인 만큼 세대교체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후견인 역할을 맡긴 것이다. 몇 년간 인사가 미뤄진 데 따른 인사적체를 해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적에 맞는 신상(信賞)의 의미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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