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더 프레임’(가운데 이젤 받침대 다리를 한 TV)은 화면이 꺼졌을 때 예술작품이 되는 독특한 TV다. 소비자는 삼성이
제공하는 무료 예술작품뿐만 아니라 독일의 사진 전문 갤러리인 ‘루마스’ 등이 제공하는 예술 작품을 구매해 감상할 수 있다.
루마스코리아 청담점에서 만난 한상우 실장은 “루마스와 삼성 더 프레임의 협력은 첨단 기술력이 예술을 만난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 제공
17세기에는 바흐의 음악을 귀족들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는 누구나 집에서 바흐의 음악을 듣는다. 음악 산업이 디지털 플랫폼을 만난 결과다. 이런 변화는 최근 미술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회화와 사진 등 예술 작품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문화가 정착됐고, 대중이 미술을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TV가 예술과 디지털의 만남을 이끄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TV인 ‘더 프레임(The Frame)’이 그 주인공이다. 더 프레임은 TV에 예술 작품을 디스플레이하는 기능을 갖춰 일상 공간을 갤러리로 만들어 준다. 가전제품인 TV가 예술 작품 유통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도구가 된 셈이다.
더 프레임을 통해 소비자는 기존 TV로 누릴 수 있었던 경험을 한 차원 확장할 수 있다. TV가 새로운 작품 판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작가들은 예술작품의 또 다른 ‘유통 플랫폼’을 하나 더 갖게 되는 셈이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더 프레임은 TV가 꺼졌을 때 까만색의 죽은 화면이 아니라 회화, 그래픽, 사진 등 예술작품을 보여준다. 물론 TV가 켜져 있을 때는 뛰어난 색과 명암비를 자랑하고 사용하기도 쉽다. 이렇게 꺼진 순간에도 또 다른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는 더 프레임은 디스플레이하는 작품의 독특한 질감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아트모드’라는 기능을 만들었다. 기존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진짜 그림이나 사진이 전시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이 모드를 통해서 소비자는 기본으로 내장돼 있는 세계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다 세계적인 갤러리나 미술관이 제공하는 걸작을 구매해서 감상할 수도 있다.
삼성은 세계 주요 갤러리, 미술관과의 제휴를 통해 더 프레임의 아트모드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작품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예술업계가 더 프레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예술의 대중화’를 불러일으킬 ‘디지털 아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 예술 대중화의 물꼬 틀 삼성 더 프레임
삼성전자가 손잡은 대표적인 갤러리는 세계 유명 사진작가의 예술작품을 판매하는 독일의 ‘루마스(LUMAS)’다. 루마스는 2014년에 아시아의 첫 지점인 서울 청담점을 열며 한국에 진출했고 전 세계 18개국에 39개의 갤러리를 운영하며 수준 높은 작품의 대중화, 예술의 일상화에 앞장서고 있다. 더 프레임을 통해 삼성과 루마스는 ‘기술과 예술의 결합’, ‘예술과 기술의 완벽한 균형’을 실현하고 있다.
더 프레임의 아트스토어에서는 하이코 헬비히, 벤체 버코니 등 루마스가 소장한 글로벌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살 수 있다. 실제 루마스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베스트셀러 작품들로, 루마스는 다양한 작업 기술과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루마스가 더 프레임 아트스토어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루마스코리아의 한상우 실장은 더 프레임이 지닌 TV 이상의 예술적 가치가 루마스의 지향점과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추구해 온 루마스의 지향점은 일상 속에서 예술을 쉽게 접하고 즐기게 하는 것”이라며 “TV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인 만큼 더 프레임은 일반 소비자에게 예술의 문턱을 낮춰줄 수 있고, 루마스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기에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더 프레임을 통해 소비자들은 일상 속 예술 작품을 쉽게 접하고 감상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예술과 소통을 촉진해 미술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예술 플랫폼이 디지털 가전으로 확장되면서 대중이 다양한 작품을 쉽게 접하게 될 뿐만 아니라 ‘진품의 가치’에 대해서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마스는 더 프레임을 미술시장의 변화를 매우 잘 반영한 플랫폼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프레임이 가져올 예술계의 판도 변화에도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한 실장은 “더 프레임의 아트스토어를 통해 미술시장이 대규모로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도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미술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 갤러리에 있는 듯 생생한 경험
삼성 더 프레임의 아트스토어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채로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집 안에 있어도 마치 미술관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더 프레임이 가진 고도의 기술과 표현력을 바탕으로 예술 작품을 실제 보는 듯한 느낌을 최대한 끌어내 소비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TV를 액자처럼 벽에 걸거나 미술 작품처럼 세울 수 있는 이젤 형태의 ‘스튜디오 스탠드’를 선택할 수 있다.
한 실장은 더 프레임을 처음 봤을 때 “벽에 걸린 작품들 사이에 너무나도 잘 섞여 있어서 TV인지 눈치챌 수 없었다”며 “당장 루마스 갤러리 매장에 설치해도 다른 액자들과 이질감이 전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액자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공간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프레임이라는 것이다. 또 기술과 예술이 만나 전해지는 색다른 감동도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더 프레임에는 기존 디스플레이에서는 담아낼 수 없었던 예술 작품별 특유의 질감까지 표현하는 기술력이 내장돼 있다. 화면 속 이미지의 명암과 색감을 최적으로 자동 조정해 마치 눈앞에 실제 작품을 보는 듯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 점이 루마스를 협업으로 이끈 가장 큰 요소이기도 했다. 한 실장은 “무엇보다 고도의 기술력과 섬세한 표현력이 담긴 각 사진 작품의 특징을 그대로 전달해 몰입을 방해하지 않고 갤러리에서 보는 그대로의 경험을 전달하고 있었다”고 감탄했다.
삼성전자는 루마스만 아니라 알베르티나(Albertina), 사치 아트(Sachi), 아트스페이스, 매그넘 등 세계적인 미술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파트너로 세계 3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프라도 미술관’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아트스토어에서 1000여 점의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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