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덴 롯데 “우린 이제 동남아로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신동빈 회장 7월 베트남 이어 이번엔 印尼로 2박 3일 출장

롯데그룹이 인도네시아 살림그룹과 합작한 ‘인도롯데’ 마케팅팀 직원들이 10월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 오픈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이 인도네시아 살림그룹과 합작한 ‘인도롯데’ 마케팅팀 직원들이 10월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 오픈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또다시 동남아시아로 떠났다. 그룹 최고경영진을 대거 데리고서다. 롯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에서 유통 화학 외식 건설 등 전방위 사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올랐다. 7월 베트남에 이어 올해 하반기(7∼12월)에만 두 번째 동남아 출장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이 출장에 동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현장경영을 강조하는 만큼 주력 시장인 인도네시아 현황을 점검하고 투자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라고 했다.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매출 중 15%가 인도네시아에서 나온다.

신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 합작한 e커머스 기업 ‘인도롯데’를 돌아볼 계획이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의 유통 사업장을 방문하고 화학, 부동산, 건설 분야의 새로운 투자 기회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인도네시아 출장은 지난달 중순에 결정됐다. 지난달 말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결심공판에서 신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10년 구형을 받았다. 그룹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지만 신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이 묵묵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현장경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가급적 해외 현지로 나가 사업장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해 왔다.

신 회장도 올해 4월 출국금지가 해제된 후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의 파장으로 중국 사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하반기부터 동남아에 더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신 회장의 중국 출장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의 3분기(7∼9월) 중국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3% 하락했다. 반면 동남아에서는 상승세다. 베트남 매출은 전년 대비 4.1% 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0.3% 매출이 줄었지만 적자 폭이 개선되는 추세다. 3분기 롯데백화점 매출도 중국에서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4% 줄었지만 베트남(15.6%)과 인도네시아(3%)에서는 늘었다. 인도네시아 살림그룹과 합작해 지난달 설립한 인도롯데의 온라인 쇼핑몰 ‘아이롯데’도 주력 유통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화학 건설 부동산 사업 투자 기회도 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동남아시아 대표 석유화학기업 타이탄을 인수했다. 올해 7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롯데케미칼 타이탄(LC 타이탄)’을 상장했다. 롯데케미칼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나프타크래킹센터(NCC)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내 대규모 화학단지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달 3분기 기업 실적 설명회에서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5000만 명이지만 화학제품은 부족한 편이다. 큰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대형 국영 건설사 ‘인도네시아 주택공사(PT PP)’와 인도네시아 부동산 복합개발 공동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쇼핑몰, 사무 빌딩, 주거 아파트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은 만큼 동남아 시장이 향후 롯데 글로벌 전략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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