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화덕-그릴로 조리법 연구… 현지 입맛 맞춤형 가전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LG전자 창원R&D센터 가보니

이고은 LG전자 선임연구원이 수비드 요리법이 적용된 ‘프로 베이크 컨벡션’ 오븐으로 고기를 조리하고 있다. LG전자 창원R&D센터에는 세계 각국의 음식 레시피를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LG전자 제공
이고은 LG전자 선임연구원이 수비드 요리법이 적용된 ‘프로 베이크 컨벡션’ 오븐으로 고기를 조리하고 있다. LG전자 창원R&D센터에는 세계 각국의 음식 레시피를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LG전자 제공
경남 창원시의 LG전자 창원연구개발(R&D)센터 14층 ‘글로벌 쿠킹랩’. 이곳은 화덕과 상업용 오븐, 야외용 그릴 등 조리기기를 활용해 각국의 요리 레시피를 연구하는 공간이다. 글로벌 고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가전을 개발하기 위해 실제 주방 모습을 재현했다. 저온의 물에서 고기를 익히는 ‘수비드(sous-vide)’도 가능한 ‘프로 베이크 컨벡션’ 오븐도 여기에 있다. 박소영 쿠킹·빌트인신뢰성QE(품질연구)팀 선임 연구원은 “수비드가 가장 인기인 미국에서 처음 출시했고, 유럽에도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달 26일 준공식을 가진 창원R&D센터를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이곳은 냉장고, 정수기,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을 연구하는 공간. 해외에서 유행하는 조리법을 재빨리 연구해 제품을 개발해내는 LG전자의 가전 R&D 기지로 꼽힌다. 센터는 지하 2층, 지상 22층 규모로 총 1500여 명이 근무한다.

LG전자는 이번에 R&D센터를 준공하면서 창원에서 생산과 R&D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창원에는 LG전자의 창원1, 2공장이 있다. 특히 창원1공장은 2023년까지 6000억 원이 투입돼 스마트공장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자동화된 모듈 생산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날 R&D센터를 찾은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은 “고객가치를 창의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시료실부터 3차원(3D) 프린터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창원1공장이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변모하는 2023년에는 창원이 가전산업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자동화로 인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는 “생산 현장은 자동화되지만, 자동화된 설비들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고용이 새롭게 창출된다. 연간 250명씩, 총 5년간 1000명을 고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곳에는 혁신적인 가전 개발을 위해 힘을 기울이는 연구원이 적지 않다. 워터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서 물맛 감별을 하는 이병기 정수기사업부(BD)파트 선임연구원이 대표적이다. 국가별로 수질이 다르고 원하는 물의 맛도 달라, 진출 국가에 따라 정수기도 달리 만드는 게 그의 임무다. 그는 “국가별 수질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는 수질이 안 좋아 미세물 제거를 위해 필터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지하 1층의 시료실에는 냉장고 500여 대가 준비돼 연구원들이 제품 설계 시 참고할 수 있다.

LG전자는 R&D센터를 LG전자의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송 사장은 “LG전자가 축적한 정수기와 냉장고 기술이 어우어져 얼음정수기 냉장고가 개발됐고, 공기청정 기능이 들어간 에어컨이 출시된 것처럼 창원R&D센터에서 가전 간 시너지를 통해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 사장은 이달 21일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구제조치 판정을 앞두고 월풀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세탁기 관세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이달 중순쯤 돼야 방향이 나올 것 같다”면서 “이번 판정에 따라 청소기, 냉장고 등 다른 제품군에서도 (관세를 올리라는) 경쟁사들의 주장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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