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가령 남아프리카공화국, 홍콩, 브라질 같은 나라들은 소득 불평등이 높은 대표적 국가로 꼽힌다. 반면 스웨덴, 헝가리, 덴마크 등은 빈부 간 소득 격차가 앞의 세 나라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복지 수준의 차이도 국가 간 천차만별이다. 스웨덴과 프랑스는 순국가소득의 30% 가까이를 사회복지에 쓰는 반면, 멕시코와 한국의 복지지출은 각각 6.9%와 7.6%에 지나지 않는다.
소득 불균형이나 복지 현실에 대한 ‘인식’도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그중에서도 ‘불확실성 회피 성향’과 ‘권력 지향성’이라는 두 가지 문화적 특성은 국가 간 소득 불평등과 복지제도의 차이를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다.
미국 샌타클래라대의 메이어 스태트먼 교수는 이 두 가지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전 세계 31개국을 대상으로 소득 불평등 및 복지제도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국민의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강하고 권력 지향성이 낮은 나라일수록 빈부 간 소득 불평등 해소와 일반적 복지 향상을 위한 지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대로,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약하고 권력 지향성이 강한 나라일수록 빈부 간 소득 격차가 크고 복지제도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의 문화가 새로운 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지 못한다. 과거에 얽매이면 미래도 과거와 비슷할 확률이 높다. 이것이 바람직한지 여부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고라도 기술의 발전, 세대 간 갈등, 소득 불평등, 사람답게 살 최소한의 조건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재와 미래에서 희망과 행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스태트먼 교수가 던지는 메시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어떨까. 다가오는 미래를 겸손한 두려움(불확실성 회피 성향)으로 대비하며 권력을 향한 탐욕을 지양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보전되고 부자와 가난한 자가 평화로이 공존하는 복지국가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현재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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