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계대출 6조8000억 늘어 올 최대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03시 00분


담보대출 조이자 신용대출로 몰려… 기타대출 3조5000억↑ 역대 최대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10월 은행의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인터넷전문은행의 공격적 영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6조8000억 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올해 최대 증가폭이다. 대출액 증가폭은 5월부터 6조 원대를 유지했지만 8·2부동산대책 여파로 9월에는 4조9000억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10월 들어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진 것이다.

이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10월 기타대출 증가액(3조5000억 원)은 한은이 통계를 만든 2008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월과 같은 3조3000억 원이었다. 김인구 한은 시장총괄팀장은 “추석 연휴 동안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문턱이 낮아진 게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조이기에 나서면서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면서 부족한 금액을 신용대출로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은은 신용대출의 증가를 주담대 규제 때문으로 해석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반응을 보인다.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은행을 포함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0조 원으로, 올 들어 5월(10조 원) 이후 최대였다. 다만 지난해 10월(13조9000억 원)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강유현 기자
#가계대출#신용대출#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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