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5도 급랭… 횟감 참치로 짭짤한 수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0일 03시 00분


[2017 SEA FARM SHOW/바다가 미래다]동원산업, 선단 현대화로 실적개선

지난해 2월 동원산업의 신규 선망선 ‘한아라호’의 출항식에서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김민호 한아라호 선장(왼쪽부터)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동원산업 제공
지난해 2월 동원산업의 신규 선망선 ‘한아라호’의 출항식에서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김민호 한아라호 선장(왼쪽부터)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동원산업 제공
글로벌 수산업 환경은 잔뜩 흐림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바뀌면서 조업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서다. 참치의 어획량도 크게 줄었다.

국내 1위 수산업체 동원산업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조업량 감소라는 세계적 추세를 바꿀 수 없다면 선단(船團) 현대화로 이를 극복하는 게 동원산업의 전략이다.

동원산업은 조선업체 대선조선과 2200t급 최신형 선망선 2척에 대한 신규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선망선은 통조림용 가다랑어를 잡는 선박이다. 동원산업은 여기에 5400만 달러(약 604억8000만 원)를 투자한다. 발주한 어선은 내년 6월과 8월경 완성돼 조업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 세계 참치 조업량이 크게 줄면서 통조림 주원료인 가다랑어는 t당 23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초 t당 가격은 1700달러 선이었다. 8월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가격 폭등은 태평양 중서부 지역의 태풍과 기후 변화뿐 아니라 중국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참치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은 최근 3년간 4척의 신규 선망선을 건조했다. 2014년 7월 세계로호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미래로호, 2015년 12월 테라카호, 지난해 2월엔 한아라호를 각각 건조했다.

신규 선망선은 특수 급랭설비를 장착하고 있다. 참치를 잡는 즉시 영하 45도까지 빠르게 얼리는 기술이 적용된 것. 횟감용인 참다랑어, 눈다랑어는 영하 45도로 냉동해야 한다. 기존 선망선은 가다랑어를 영하 18도로 냉동하는 설비만 갖고 있었다. 선망선으로 조업하다가 횟감용 참치를 발견해도 통조림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신규 선망선은 냉동 온도를 더 낮춰 어종에 상관없이 급랭이 가능하다. 횟감용 참치는 통조림용보다 부가가치가 3배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선단 현대화를 통한 생산효율 향상으로 동원산업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377억 원) 대비 약 2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국내 처음으로 고위도 북대서양에서 횟감용인 참다랑어를 어획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해역은 풍랑이 험하고 기상이 나빠 국내에서 조업을 시도한 적이 없었다. 전 세계에서 잡히는 참다랑어 중 0.4%만이 여기서 난다. 희소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은 “오래전 두 차례의 오일쇼크 때도 동원산업은 도전정신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선단 현대화도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도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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