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익, 작년보다 20% 줄어… 롯데카드는 267억 손실 입어
금리 오르면 조달비용 더 늘어나… 내년엔 법정 최고금리 낮춰 이중고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올해 8월부터 시행하면서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15일 금융감독원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전체 카드사의 3분기 순익은 4196억 원으로 전년 동기(5246억 원) 대비 20.0% 감소했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7곳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특히 롯데카드의 수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56억 원의 순익을 냈던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에 ―267억 원의 손실을 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준 데다 동양카드를 인수할 당시 발생한 일회성 손실 401억 원을 이번에 털어낸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 업체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3분기 순익이 14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삼성카드와 국민카드의 순익도 각각 6.3%, 2.1% 줄었다. 이 외에 우리카드(―38.1%)와 비씨카드(―22.1%), 현대카드(―12.9%) 모두 실적이 나빠졌다.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시원찮은 이유는 정부가 8월부터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한 게 직격탄이 됐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 매출 3억∼5억 원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2.0%에서 1.3%로 0.7%포인트 낮췄고, 연 매출 2억∼3억 원인 가맹점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업계는 이 때문에 연 3500억 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가 올라가 당장 조달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내년 2월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0%로 낮아져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도 낮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는 원가분석을 통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이 돌아오는데 현재 분위기라면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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