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지난해에만 대기업에서 일자리 9만 개 가까이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 상위 20개 기업에서만 1년 전보다 일자리가 8000개 넘게 감소했다.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면서 이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구직난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일자리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는 17만7000개에 그쳤고, 없어진 일자리는 26만200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일자리가 21만8000개 늘어난 가운데 대기업에서는 오히려 8만5000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일자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구조조정이다. 제조업 일자리가 14만 개 줄어든 게 이를 보여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작년에는 수출도 좋지 않았고, 구조조정도 가속화되면서 대기업 채용시장이 위축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자리 감소는 상위 기업에서 두드러진다. 본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매출액 기준 상위 20개 기업의 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 기업들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전년보다 8573명 줄어들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일자리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의 취업자 수는 올해 2분기(4∼6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에서만 올 3분기 정규직 근로자 3000명이 회사를 떠났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직원 수를 늘린 삼성전자 등 일부 정보기술(IT) 회사를 제외하면 일자리 한파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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