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온기 돈다는데… 中企는 여전히 냉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9일 03시 00분


대기업 BSI 90… 5년만에 최고
中企는 72… 11개월만에 격차 최대… 600대 기업 BSI도 1년내내 ‘부정적’

올해 한국 경제가 3년 만에 3% 성장률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기에 대해 느끼는 온도 차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600대 기업의 경기 전망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년 내내 ‘부정적’이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대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으로 전달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업황 BSI는 2012년 4월(91)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중소기업 업황 BSI는 72로 10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대기업-중소기업 격차(18포인트)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컸다.

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자, 철강, 화학 등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들 업종의 대기업이 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고 중소기업은 최근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해 우려가 커지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20.8%) △불확실한 경제 상황(15.4%) 등을 꼽았다. 환율이라고 답한 비중은 7.2%로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출 감소를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도 10월보다 1.8%포인트 높은 7.4%가 문제라고 했다.

600대 기업은 다음 달 경기도 어둡게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집계한 결과 12월 전망치는 96.5로 19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월별 BSI 전망치가 100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한 해는 외환위기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한경연은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 북핵 문제, 가계부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명절 특수와 5월 가정의 달 효과도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연평균 BSI 전망치도 93.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평균 BSI 전망치는 2012년 이후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외환위기 때보다 수출, 외환보유액 등 거시 지표는 개선됐지만 구조 개혁 같은 과제는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돌아보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등을 통해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대기업#bsi#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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