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업을 배우고 취업하려는 청년들의 월급을 일부 지원하는 서울시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봉제업은 한때 대표적인 수출사업이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황금기를 구가했지만 배우려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급격히 산업이 위축됐다. 한국 봉제업의 디자인과 기술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청년들이 일정 수준의 숙련도에 이르기까지 너무 낮은 임금으로 버티기 힘들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패션 분야 특성화고 학생과 만 34세 미만의 봉제교육기관 수료생을 기업이 채용할 경우 안정적으로 숙련기간을 가지도록 1인당 월 100만 원씩 최대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10월 서울시와 패션기업 한섬은 이와 관련한 업무협약(양해각서)을 체결했다. 9월 11명, 12월 2명 등 총 13명이 한섬에서 근무하기로 했다. 이 외에 다른 패션기업에 취업한 1명도 임금 지원을 받고 있다.
100만 원은 기업에 주는 고용보조금 70만 원과 취업자에게 주는 취업장려금 30만 원을 합친 것이다. 예를 들어 월 209시간 일할 경우 근로자 수령액이 166만 원이라면 100만 원을 시에서 낸다. 고용주의 부담금은 월 66만 원(4대 보험료 별도)이 된다. 고용을 늘리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취업자는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게 된다. 숙련도가 높을수록 월급도 올라가게 되는 만큼 초반에만 시가 돕겠다는 뜻이다.
한섬 역시 청년 취업과 봉제인력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적에 공감해 협력업체가 부담하는 인건비 중 절반을 내기로 했다. 3년간 최대 5억 원을 지원한다. 한섬 관계자는 “신규 채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협력사 지원을 위해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봉제교육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서울시가 사단법인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에 위탁한 프로그램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디자인지원센터 4층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3월과 7월 상·하반기 수강생을 뽑을 예정이다. 올해 교육생은 총 75명이었으며 봉제실무·심화·패턴·창업과정, 청년특화반이 있다. 시가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수강생은 무료로 교육을 받는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서울시는 봉제산업의 발전과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 일자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향후 일자리 지원뿐 아니라 교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교육이 좋은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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