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고글을 착용하고 실제 봅슬레이처럼 생긴 기계에 올라타자 눈앞에 얼음 활주로가 나타났다. 경사가 급한 활주로를 빠른 속도로 내려오자 봅슬레이 몸체가 심하게 떨렸다. 진동이 몸에서도 느껴졌다. 코너를 돌 때는 트랙에 충돌할까 봐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중심을 잡아야 했다.
VR를 통해 눈앞에 펼쳐지는 화면과 활강 시 느껴지는 기계 흔들림 때문에 실제 봅슬레이를 탄 것 같은 느낌을 줬다. VR 봅슬레이 체험을 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궤도를 이탈할 것 같아서 긴장했다”라며 “실제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생생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2018 평창 패럴림픽 G―100(개최 100일 전) 이벤트로 29일 ‘평창ICT체험관’을 열었다. 평창ICT체험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G―100인 이달 1일 문을 연 ‘인천공항ICT라운지’에 이어 두 번째로 개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 체험 공간이다. 779m²(약 223평) 규모로 조성된 ICT체험관은 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리는 ‘올림픽 플라자’ 옆에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 기간에 한국의 첨단 ICT를 선보이기로 했다. 여러 기술 중에서도 올림픽 기간에 내세울 핵심 기술은 △5세대(5G) 통신 △사물인터넷(IoT) △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이다. 조직위는 세계인의 눈이 집중될 올림픽에서 기술력을 선보여 향후 국제경기 개최국 등에 전략 수출 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ICT체험관에서는 평창 올림픽에서 선보일 한국의 첨단 ICT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Enjoy ICT’ 체험존에는 VR를 활용한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어 관람객의 관심을 끈다. ‘관상어 로봇’ 코너에서는 전자 부레와 장애물 감지 센서 등을 장착한 관상어 로봇을 직접 조종해 수조 속 아이스하키 게임을 즐길 수 있다. ‘VR 스노보드’는 실제 스노보드를 즐기는 듯하며 그룹 대결형 게임도 가능하다. 미니어처 롤러코스터에 실제로 탑승한 듯한 체험을 제공하는 ‘아바타 코스터’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UHD 체험 스튜디오’에서는 관람객이 평창 올림픽의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와 함께 시상식장에서 메달을 받는 크로마키(화면 합성 기법) 영상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AR를 통한 길 안내, 5G 실감 미디어 등의 서비스도 어떻게 구현되는지 자세히 볼 수 있다. AR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공항에서 나가는 길과 강원도 내 주요 기차역으로 가는 데 필요한 정보가 눈앞에 펼쳐진다. 4G보다 속도가 20배 이상 빠르고 끊김이 없어 보다 많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5G를 활용한 첨단 방송 서비스도 체험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림픽 개막(2018년 2월 9일) 전에는 ICT체험관을 사전 예약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12월에는 강릉 월화거리에 ‘강릉 IoT 스트리트’가 조성된다. 이곳에 IoT와 센서 등을 설치해 AR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년 1월에는 강릉역 인근에 ICT 올림픽 5대 서비스 및 수출 유망 ICT 중소기업 25곳의 제품을 전시하고 홍보하는 ICT 홍보관도 만든다.
유영민 장관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분야로 ICT를 꼽을 수 있다”며 “30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만큼 ICT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