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무협회장 “올 수출, 반도체 빼도 호황… 中企경쟁력 키우는데 역량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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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무협회장 수출성과 간담회

“올해 수출 증가에 대해 ‘반도체 착시’ 현상이라는 말이 있지만 반도체를 빼고도 실적이 좋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특히 더 잘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수출이 크게 늘어난 원인에 대해 국내 기업 경쟁력이 높아진 게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어부지리로 덕을 봤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1∼10월 한국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1∼9월)은 13.7%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이 다른 국가들보다 크다. 일본은 8.0%, 미국 6.2%, 중국 5.9%다.

물론 반도체의 수출 증가 기여율은 40.1%로 절대적이다. 여기에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향상된 것도 작용했다. 1∼9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54.9%로 대만(15.5%), 독일(12.6%), 일본(9.4%) 등 다른 나라의 반도체 수출 증가폭을 크게 앞선다. 단순히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인한 평균적인 이득보다 한국은 더 큰 수익을 낸 것이다.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장은 “한국 기업이 원래 최고였던 메모리 분야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수출에서도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비반도체 기업 모두 골고루 성과를 낸 덕분에 한국은 올해 3년 만에 무역액 1조 달러(약 1080조 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5750억 달러(약 621조 원), 수입액은 4780억 달러(약 516조 원)로 추정된다. 작년보다 수출액은 16.1%, 수입액은 17.7%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액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1∼9월 기준으로 6위로 올라섰다. 한국 수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33%(1∼6월 기준)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 3.19%를 올해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무협은 내년에도 수출은 약 4.7%, 수입은 약 6.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치들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마냥 웃을 순 없는 상황이다.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우려가 커졌다. 특히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대비가 상대적으로 덜 돼 있는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겪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들에 환 변동 보험 가입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키우는 데 협회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수출 분야에서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날 간담회는 ‘무역의 날’(12월 5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앞선 28일 무협은 무역주간(11월 28일∼12월 6일)을 선포했다. 연간 무역액 1조 달러 회복이 예상되고 연간 수출액 5000억 달러(약 540조 원)를 역대 최단기간(11월 17일)에 달성한 상황인 만큼 모처럼 축제 분위기가 형성되길 무협은 기대하고 있다. 28,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ITA(한국무역협회) 해외마케팅종합대전’은 무역주간 핵심 행사다. 행사를 위해 26개국에서 140개사 180명의 바이어가 한국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거 방한했다. 30일에는 ‘4차 산업혁명과 한국무역의 새로운 길’이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다음 달 1일에는 ‘글로벌 무역 인력·해외 취업 박람회’가 모두 코엑스에서 열린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무역#수출#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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