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사업도 튼실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업 자체를 지속할 수 없죠. 청년희망뿌리단을 통해 그 방법을 배웠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전남 목포에서 청년문화공간 ‘꿈방’과 문화기획사 ‘꿈틀’을 운영하는 조재상(26) 정현석(25) 한정민 씨(24)는 올해 초 재정난에 빠졌다. 매달 꿈방 운영비로 들어가는 80만 원은 아르바이트나 개인이 내서 충당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 한계를 드러낼 게 뻔했다.
조 씨는 “토크콘서트, 음악회 등을 하는데 지속가능성을 가져야 한다”며 “사회에 기여하고 성장 잠재력을 지닌 청년문화공간으로 키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청년희망뿌리단 사업을 알게 됐다. 청년희망뿌리단은 행정안전부가 지방에 정착하려는 대도시 청년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소개하고 컨설팅을 받게 해주는 사업이다.
이들은 8월부터 창업 및 교육사업 컨설턴트인 김성찬 KSC교육문화연구원장에게 자문하기로 했다. 청년희망뿌리단에 선발되면 자신이 원하는 전문가를 골라 컨설팅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정 씨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게 정말 많았는데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면서 체계적인 틀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먼저 사업을 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했다. 강연, 재능나눔, 테마여행 등 사업 아이디어는 매우 좋았으나 실행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공익성만 부각돼 있을 뿐 수익모델이 없으니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김 원장은 마케팅, 시장 세분화, 목표시장 설정 등 기업 경영에 흔히 활용되는 기본 노하우를 소개했다. 한 씨는 “공익에 도움이 된다고 무조건 추진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 대상을 설정하고 유·무형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사업 모델을 잘 갖춰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초 20, 30대가 섬으로 떠나는 볼런투어(Voluntour) ‘섬줌인(섬 Zoom In)’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볼런투어는 자원봉사(볼런티어·Volunteer)와 여행(투어·Tour)의 합성어로 봉사하며 여행을 즐긴다는 뜻이다. 김 원장은 여행 대상을 청년층에만 국한하지 말고 가족단위로 폭을 넓히라고 조언했다. 9월 전남 신안군 증도면 소악도에서 섬줌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여럿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컸다.
청년희망뿌리단의 조언으로 희망을 엿본 이들은 광고대행, 문화기획, 외식업 등 사업화를 추진하는 협동조합 ‘열정거북’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조 씨는 “사회공헌을 추구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사업임을 입증하는 모범 사례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광주, 전남이 고향인 이들처럼 지역에서 사회공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내년부터 청년희망뿌리단을 지역 일자리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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