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의 2018년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 내용을 30일 발표했다. 1일 이사회가 열리는 LG상사를 제외한 전 계열사에서 이번 임원 승진자는 총 154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두 번째로 승진자가 많았던 지난해(150명)보다 4명 늘었다. 가장 승진자가 많은 LG전자의 승진 임원은 총 67명으로, 역대 최다 승진자를 배출했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여성, 외부 영입 인사 등에 대한 승진도 파격적으로 이뤄졌다. 또 승진자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R&D) 인력이 차지하는 등 기술 확보에 비중을 뒀다.
㈜LG에서는 하현회 사장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데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 고위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은 계열사 경영 전반의 실무를 챙기고, 하 부회장은 대표이사 직책을 이어가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기존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본무 ㈜LG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경영전략팀 상무는 승진 없이 LG전자에 신설되는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이번 LG 계열사 사장단 승진은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다.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정환 부사장은 MC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됐다. LG전자 프리미엄 TV를 선도하고 있는 ‘올레드 TV’ 신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올해 7월 MC사업본부 소속의 MC단말사업부장을 맡았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 MC사업본부의 조준호 본부장(사장)은 LG경영개발원의 LG인화원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는 MC사업본부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반영된 인사”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외부 영입 케이스인 LG전자의 박일평 소프트웨어센터장은 1년 만에 부사장에서 LG전자 CTO(사장)로 고속 승진했다. 박 사장은 소프트웨어센터장을 겸임한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1년 만에 승진한 것은 박 사장이 처음이다. 박 사장을 필두로 가전제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로봇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CTO를 맡았던 안승권 사장은 LG마곡사이언스파크 센터장(사장)으로 임명됐다.
LG전자의 정수화 생산기술원 장비그룹장 겸 공정장비담당 신임 부사장은 핵심 장비를 내재화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두 계단 승진했다.
황용기 LG디스플레이 TV사업부장은 대형 OLED 판매 확장에 기여한 점과 크리스털 사운드 올레드(CSO)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아 TV사업부의 사장으로 승진했다. ㈜LG 에너지TFT장을 맡은 백상엽 사장은 LG CNS 미래전략사업부장(사장)으로 전입됐다.
○ B2B사업본부 신설…사업본부 5개로 개편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와 융·복합 사업 분야를 강화하는 조직 개편도 함께 단행했다. 수익성 높은 B2B를 강화하고 AI와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로 각 사업본부의 제품을 연결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기존 B2B부문, ID사업부, 에너지사업센터 등을 통합해 ‘B2B사업본부’를 신설한다. 본부장은 ID사업부장을 맡았던 권순황 사장이 맡는다. 권 사장은 부사장 승진 2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이로써 LG전자 사업본부는 기존 4개에서 5개로 늘어났다.
회사 전체적으로 융·복합을 추진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융복합사업개발센터도 신설했다. 센터장은 황정환 신임 MC사업본부장이 겸임한다. 기존 이노베이션사업센터는 뉴비즈니스센터로 개편해 융복합사업개발센터와 함께 미래 사업을 위한 역량을 강화한다.
해외 사업 운영 구조도 개선했다. LG전자는 글로벌마케팅부문 산하에 있던 지역대표와 해외판매법인을 CEO 직속으로 운영한다. 중국법인은 한국영업본부 산하로 이관하고 5개 지역·권역으로 구분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 첫 여성 전무 승진 2명, 영입 R&D 전문가 승진
이번 LG 인사에서 역대 최다 규모인 7명의 여성 승진자가 배출됐다. 여성 임원 승진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4명)에 비해 3명이 늘었다. 최초로 여성 전무 승진자도 LG전자와 LG화학에서 1명씩 나왔다. 상무 승진자는 LG전자에서 2명, LG디스플레이에서 1명, LG화학에서 1명, LG생활건강에서 1명으로 총 5명이다.
전무로 승진한 여성 임원은 류혜정 LG전자 H&A사업본부의 스마트솔루션사업담당 전무와 조혜성 LG화학 중앙연구소 분석센터장이다. 류 전무는 스마트홈 서비스, 가정용 및 상업용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H&A사업본부 산하의 스마트솔루션사업담당에서 상품 기획, 사업 개발, 영업 등을 총괄했다. 최근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 허브’ 개발을 주도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에 대해서도 과감한 승진을 단행했다. LG화학은 서울대 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5년 기술연구원 미래기술센터로 영입한 이진규 수석연구위원(전무)을 3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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