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물러난 광윤사 등기이사에 조은주씨 올려 경영권 탈환 의지
신동빈 체제 흔들기는 힘들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이 부인 조은주 씨를 광윤사 등기이사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광윤사는 한일 롯데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 홀딩스 최대 주주로 사실상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주주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경영권에 변동은 없다.
3일 일본 법무성에 등록된 광윤사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조 씨는 올해 6월 28일 이사에 취임하고 지난달 7일 등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의 자리는 원래 시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몫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올해 6월 1일 성년후견인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 자격 상실을 이유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조 씨가 롯데 관련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광윤사 이사직에 오름으로써 신 전 부회장은 부부 중심으로 경영권 탈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 대법원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를 확정하면서 더 이상 ‘신격호-신동주’ 부자(父子) 연합을 내세워 주주를 설득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의 거주 문제를 둘러싸고 신 전 부회장 측과 성년후견인 사단법인 ‘선’의 의견이 갈리자 법원은 후견인의 손을 들어줬다. 현 거주지인 서울 중구 롯데호텔 공사 문제로 신 총괄회장은 다음 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49층으로 이사 갈 예정이다.
롯데그룹 측은 조 씨의 경영 참여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룹 안팎에서 “아버지의 이사직을 경영 경험이 없는 가족에게 물려주는 것은 여전히 오너가가 기업의 주인이라는 전근대적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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