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금 8년 9개월만에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4일 03시 00분


11월 마지막주 0.01% 떨어져… 입주물량 몰린 경기-인천서 뚜렷
서울은 강동-노원 등 5개구 내림세

전국 아파트 전세금이 8년 9개월 만에 떨어졌다.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 등에 입주물량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금이 떨어진 것은 2009년 2월 9일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전세시장은 꾸준히 안정세를 보여 왔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전국 전세금 상승률이 0.02%를 넘어간 적이 없었다. 10월 23일부터는 5주 연속 제자리걸음을 한 데 이어 결국 11월 마지막 주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지역별로는 입주 물량이 몰린 경기 및 지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기 지역 전세금은 0.02% 떨어지며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 광주(―0.14%), 화성(―0.10%), 광명시(―0.08%) 등이 많이 떨어졌다. 지방 6대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0.01%), 인천(―0.02%), 울산(―0.10%)의 하락폭이 컸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 역시 0.02% 떨어졌다.

서울은 전체적으론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세금이 하락세를 보이는 자치구가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에는 서울 강동(―0.18%), 노원(―0.17%), 구로, 도봉, 은평구(각 ―0.01%) 등 5개 구가 전세금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12월 첫째 주 전체 서울 전세금은 전주 상승폭(0.10%)의 절반에 불과한 0.05%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는 우선 늘어난 입주물량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집들이를 마쳤거나 할 예정인 집은 모두 37만9619채.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달 27일 기준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18.1로 2009년 2월 9일(122.4) 이후 최저치다.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클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처럼 전세시장에서 공급이 꾸준히 늘면서 최근에는 홀수 해마다 전세금이 뛰던 이른바 ‘홀수 해의 법칙’마저 깨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11% 많은 44만2194채.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세금이 올해보다 0.5%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전세금과 아파트값 차이를 이용한 갭투자의 경우 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더욱 늘어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아파트#전세금#입주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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