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고 틀에 박힌 학습지 대신 어린이들을 위한 참신하고 새로운 방식의 방문교육은 없을까.’
맞춤형 콘텐츠 기반 방문교육 서비스 ‘키돕’의 김성미 대표(26·여)는 지난해 초 영유아 교육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스로 던진 질문의 대답을 올해 7월 정식 서비스를 선보인 키돕에 담았다. 키돕은 ‘키움을 돕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체험 위주의 다양한 커리큘럼을 검증된 선생님이 일대일로 진행하는 방식은 기대 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SK상생혁신센터에서 김 대표를 만난 뒤 영유아 교육 스타트업 창업자에 대한 기자의 고정관념은 깨졌다. 20대 미혼인 그가 교육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지인의 소개로 교육업계에 종사하던 전 공동대표를 만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한국에서 교육은 모두가 관심을 갖는 주제라는 점도 작용했다.
현재 방문교육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습지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수학, 영어 등 원하는 과목을 고르면 교사가 방문해 정해진 교재로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자녀에게 가르치는지라는 점에 착안했다.
키돕은 먼저 아이의 정서와 지적 역량을 분석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추천한다. 교사도 각 수업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췄는지 검증한 뒤 직접 섭외한다. 키돕에는 교과과정과 연계된 수업은 물론이고 ‘아플 때 먹는 약 만들어 보기,’ ‘범인 잡는 과학수사 체험’ 등 일반 교과과정에서 볼 수 없는 수업도 많다. 매달 2, 3개의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
사전에 해당 커리큘럼이 어떻게 진행될지 부모에게 설명해 주고 그날의 교육이 어땠는지에 대한 꼼꼼한 리뷰를 제공한다. 담당 매니저는 상담을 통해 수업 스케줄을 관리해 준다. 아이 교육을 학원 또는 방문교사에게 전적으로 맡기던 방식에서 벗어난 점이 부모들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키돕 수업을 듣는 3∼13세 아동은 250명 안팎에 이른다.
김 대표가 처음부터 비전을 갖고 창업에 뛰어든 건 아니었다. 그는 대학 시절 전공(컴퓨터교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일찍부터 일을 시작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교육이나 정보기술(IT) 분야 스타트업에서 차례로 일하며 자연스레 창업 문화를 접했다. 그런 경험은 대학 4학년인 지난해 키돕을 창업한 밑거름이 됐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김 대표는 실패를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일이 잘 풀렸을 때에 대한 기대만 잔뜩 안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로 인해 회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불안함과 싸워야 했다. 그는 “처음부터 배수의 진을 치고 시작하면 그만큼 빨리 지친다. 창업 초기가 가장 어려운데 미리 실패에 대한 생각을 해두면 이때를 더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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