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3분기 잉여현금흐름, 작년보다 35% 줄어든 34조원
투자로 인한 지출은 47% 급증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올해 잉여현금흐름이 지난해보다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크게 좋아졌지만 그만큼 투자를 대폭 확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시총 100대 기업 중 작년과 비교 가능한 97곳의 3분기(7∼9월) 말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총 34조14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조3892억 원에 비해 34.8% 감소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기업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투자 등을 빼고 남은 것을 말한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 나타내기 때문에 기업의 배당여력을 미리 가늠하는 지표로도 쓰인다.
이들 기업의 올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1조9647억 원으로 0.7% 소폭 늘었지만, 자본적 지출(투자)은 59조5144억 원으로 46.6% 급증했다.
이 때문에 전체 조사대상 97곳 중 절반이 넘는 59곳(60.8%)의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95.4%(5조6951억 원) 줄었고 현대산업개발(82.0%·6305억 원)도 80% 이상 급감했다. 삼성생명(68.0%·1조8512억 원), 대한항공(66.1%·1조777억 원), 신한금융지주(64.8%·1조475억 원), 팬오션(64.3%·1052억 원) 등도 60% 이상 줄어 감소 폭 상위에 속했다.
잉여현금흐름이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선 곳도 15곳이었다. 한국전력은 1년 새 3조4180억 원이나 급감했고, 에스오일(―1조3410억 원), 삼성증권(―1조2778억 원)도 조 단위로 줄었다.
시총 100대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로 5조8억 원이었고, 한화생명(2조7080억 원), SK하이닉스(2조4777억 원)가 2조 원대로 그 다음이었다. CEO스코어 측은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이 유일한 5조 원대로 가장 많았지만 작년보다는 45.1%(4조1065억 원) 줄었다”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46.6%(7조5198억 원) 급증할 동안 투자액은 159.6%(11조5817억 원) 늘어 잉여현금흐름이 오히려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