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를 되돌아보면 6월 시가총액 기준으로 리딩뱅크를 탈환했을 때가 가장 보람 있었습니다.”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동아금융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금융인상’을 수상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회장은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시가총액 1위로 올라간 건 여러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고객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취임 당시의 약속이 시장에서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동아금융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 역시 “KB금융을 시가총액 1위 금융지주로 성장시켰다”며 윤 회장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불안정한 지배구조로 혼란을 겪던 KB금융의 구원투수로 취임했다. 당시 KB금융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오랜 불화로 조직력과 영업력, 고객 신뢰에 극심한 타격을 입던 시점이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조직이 안정될 때까지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겠다”며 내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조직 분위기가 어느 정도 추슬러지자 윤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을 목표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은행에 치중돼 있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였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 현대증권을 그룹에 편입하며 덩치 키우기에 나섰고 6월 시가총액 기준으로 7년 만에 신한금융을 앞섰다. 실적도 개선돼 올해 3분기(7∼9월) 누적 순이익은 2조7577억 원으로 경쟁사인 신한금융(2조7064억 원)을 넘어섰다. 각 금융사가 같은 회계기준을 갖춘 2012년 이후 KB금융이 누적 순이익으로 신한금융을 앞선 건 처음이었다.
윤 회장은 내년부터는 아시아 리딩뱅크로 성장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아시아 금융시장은 일본과 중국이 선도하고 있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우겠다”며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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