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조롱글 올린 1명과 같은 학교 다니는 다른 학생 추정
실제 출시하려 했는지는 확인 안돼… 관련법 없어 처벌 가능성은 낮아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기름을 부은 ‘비트코인 플래티넘’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호재(好材)가 될 유망 투자상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투자자 조롱’ 논란 후 나타난 움직임과 개발 배경을 살펴보면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 특히 여러 명의 개발자가 참여한 것이 아니라 국내 고등학생 일부가 주도한 흔적이 여럿 발견됐다.
13일 오후 비트코인 플래티넘의 공식 홈페이지(btcplt.org)에 접속했더니 흰색 화면에 ‘경고(WARNING!!)’ ‘사이트 준비 중’이라는 내용만 떴다. 이날 오전만 해도 홈페이지는 ‘최고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나세요’라는 제목 아래 정상 운영됐다. 트위터 계정은 11일 ‘예정일자로 정상 진행됨을 알린다’는 글이 마지막이다. 비트코인 플래티넘의 출시 예정일은 12일이었다.
개발팀은 프로젝트가 “다국적 지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한국 고교생 2명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은 지난달 10일경 본격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깃허브(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정보 공유 사이트)’에는 개발 초기 팀원이 3명으로 나온다. 두 차례 출시 지연과 논란을 겪은 뒤 팀원은 A 군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A 군은 10일 누리꾼들이 조롱 글을 올린 당사자로 지목한 고교생이다. 홈페이지 도메인의 IP주소(인터넷주소)는 한국이다.
개발 과정에 등장하는 이름(아이디) 중에 ‘(○○ ○○○○○)’가 있다. 논란이 불거진 뒤 비트코인 플래티넘 측이 ‘투자자 조롱 글의 진짜 작성자’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이 아이디의 주인은 A 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B 군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가상화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B 군의 활동 기록이 있다. 같은 학교의 C 군(17)은 “B 군이 평소 비트코인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은 주변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B 군은 “작업물을 내 이름으로 올렸으나 수정은 여러 사람이 도와줬다”고 주위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 초기 이들과 함께했던 나머지 1명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비트코인 플래티넘 개발 계획 자체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개발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달 13일 출시된 다른 가상화폐를 벤치마킹한 흔적이 있다. 소개 글 일부는 이름만 살짝 바꾼 수준이다.
A, B 군이 실제로 가상화폐를 출시하려 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만약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도 처벌 가능성은 낮다. 주식 거래였다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이 적용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해당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는 이상 이들을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본보는 A, B 군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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