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상상의 존재가 실체가 되어 대한민국에 나타났다. 그 이름은 ‘알파고’.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알파고는 과학기술이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꾸는 대변혁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했고, 이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적 능력을 대체하는 기계의 등장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스스로 학습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인간을 뛰어넘는 문제해결 능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의 삶의 변화, 특히 인간의 역할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19세기 기계파괴 운동을 벌였던 공장노동자처럼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직기계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난 지 2세기 만에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또 다른 불안이 다가온 것이다.
관련 업종의 많은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한편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과정 중에 있는 우리는 아직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며, 중요한 것은 심리적 불안을 덜 수 있는 정책적인 방향 설정이다.
4차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정의한 독일의 경우 제조업 강국이라는 장점을 살려 기계와 인간의 협업이 가능한 공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기계는 공장 노동자들의 업무 숙련을 돕고, 데이터 축적을 통해 업무의 효율을 높일 방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의 맞춤형 근로환경을 만드는 것과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각종 워크숍과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발족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다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과학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진보시키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 사람을 얼마나 담아내고 있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일자리위원회는 긴밀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강점은 사람이다. 단순한 작업들을 기계가 대체한다면 우리가 가진 인재들이 고도의 지적 능력과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그중에서도 바이오는 인간을 위한 기술이면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고급 고용창출 효과가 뛰어나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R&D 성과로 이어져서 사업화로 직접 연계되는 산업인 만큼 성장을 위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분야라 할 수 있다.
역사 속에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태된 기업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도태될 것인가, 선도할 것인가는 지금 이 순간의 판단에서 결정된다. 어떠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더라도 인간의 삶을 안전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이 과학기술의 역할임을 명심하고, 사람 중심의 혁명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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