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기고]정부, 中企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는 방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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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 정대진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 정대진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 정대진 국장
2017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만남은 누구였는가. 지난가을, 충남에 소재한 소비재 제조 중소기업 W사가 정부로부터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지원받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A사장을 찾아뵈었다. 왜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게 되었는지, 기업을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어떤 애로를 겪고 있는지,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었다.

W사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이유는 절박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했다. 자사 품목의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기업들도 턱 밑까지 추격해오고 있고, 한번 시장을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 한다.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점진적 개선이 아닌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았고 이를 위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였다는 것이다. 제품을 차별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죽을 각오를 하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말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A사장과 헤어지기 직전 마지막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다. “현장에 직접 오셔서 우리 중소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그리고 귀 기울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부에서 들어준 것만으로도 저희는 힘이 나고 이렇게 변화된 정부의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생깁니다.”

W사 방문을 통해 얻은 교훈은 두 가지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기 이전에 먼저 현장으로 나가 기업인들의 문제를 깊이 공감하면서 ‘우리의 문제’로 인식할 것, 그리고 기업인들의 진짜 목소리를 발견해 피부에 와 닿는 해결 방안들을 정책에 담아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중소기업의 파트너로서 산업통상자원부 전 직원이 모두 갖춰야 할 마인드셋이자 추구할 목표라는 확신이 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새 정부 혁신성장을 위한 산업정책 방향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 키워드 역시 ‘함께’이다.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하여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한편, 주력산업과 신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산업정책 방향에는 기업간 자율적 협력 모델 개발, 업종·수준별 스마트 공장 지원 등 중소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2018년도에도 우리 중소기업들이 처한 대내외 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다.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 등 긍정적인 신호도 있지만, 고금리·원화강세·고유가를 의미하는 3고 등 경기 하방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글로벌 무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해외 진출도 쉽지 않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중소기업들이 혁신 성장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기업인들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2018년 한 해 정부와 중소기업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공동의 푯대를 향해 달려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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