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8일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 같은 각오를 다졌다. LG유플러스는 이날 LG유플러스의 홈 사물인터넷(IoT)과 인터넷TV(IPTV), AI 스피커를 합친 스마트홈 서비스인 ‘U+우리집 AI’를 선보였다. 여기에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와 제휴해 만든 음성인식 스피커인 ‘프렌즈 플러스’가 사용됐다. LG유플러스와 네이버가 ‘AI 동맹’을 맺은 셈이다.
권 부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가 홈 IoT와 IPTV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국내 1위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와 손잡아 AI 스피커 시장 성장의 기폭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AI 스피커 출시는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늦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KT는 올 1월 자체 플랫폼 기반의 AI 스피커 누구, 기가지니를 각각 선보였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에 AI 스피커는 경쟁사보다 출시가 늦어 괴로운 존재였다”면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기 것을 고집하기보다 좋은 파트너가 있으면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AI는 다양한 사용자와 지식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네이버를 따라갈 회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AI 스피커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U+우리집 AI는 홈 IoT 및 IPTV와 연동돼 기존의 가정용 AI 스피커가 주지못한 기능들을 내장했다. 먼저 IPTV에서 영화나 TV 주문형비디오(VOD)를 검색할 때 제목을 몰라도 된다. ‘브래드 피트가 나온 90년대 영화’처럼 장르나 배우, 출시 시기 등 키워드를 말하면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존에는 IoT 기기별로 일일이 켜고 꺼야 했지만, 이 서비스는 한 번에 동시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클로바, 홈 IoT에게 나 잔다고 해”라고 말하면 TV, 조명, 청소기 등 기기들이 한 번에 꺼지는 식이다. 권 부회장은 “기존에 애플리케이션이나 리모컨을 통해 사용이 거추장스러웠던 점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AI 플랫폼을 활용한 장점도 부각됐다. 10년간 2500만 건의 데이터가 쌓인 네이버 ‘지식인’(누리꾼들 사이에 질문하고 답하는 서비스)과 클로바 음성인식 기술을 결합해 말로 하는 지식인 서비스를 지원한다. 네이버의 AI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통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언어 번역과 영어회화 교육도 가능하다. 또 LG생활건강샵 및 GS리테일과 연동돼 구매 이력과 배송예정 일자 등을 모두 말로 확인하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와 네이버 AI 협업은 각 회사에 윈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무선 가입자 1300만 명, 홈 IoT 가입자는 100만 가구를 넘었고 네이버는 국내 포털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다. 각자의 분야에서 쌓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도 클로바 영역을 IoT 등 새로운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다. 클로바는 지난달 LG전자 스피커 씽큐허브에, 이번에 LG유플러스의 U+우리집 AI에도 내장되어 네이버는 LG 계열사와 두 번째 AI 협업을 하게 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번 협업으로 인터넷뿐 아니라 집, 자동차, 실생활 등 오프라인 분야에서의 활용도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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