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기 투자로 대박” 속여 돈 가로채
54國 1만8000명 피해… 한국인 78%
檢, 가수 박정운 등 21명 기소
가상화폐 ‘이더리움(Ethereum)’을 이용해 수천억 원대 다단계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세계 54개국 1만8000여 명이 다단계 투자에 동원됐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 최호영)는 지난해 9월부터 올 10월까지 이더리움 생성이 가능한 채굴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주겠다고 속여 약 2700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국내외 가상화폐 사기단 36명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더리움은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 2위인 가상화폐다.
검찰은 채굴기 운영 대행업체인 미국 ‘마이닝맥스’ 계열사 임직원과 최상위 사업자 등 18명을 구속 기소했다. 마이닝맥스의 국내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홍보한 가수 박정운 씨(50) 등 3명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미국 등지로 도주한 마이닝맥스 회장 등 7명은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가상화폐는 복잡한 공식 등을 풀면 얻을 수 있다. 채굴기는 이 공식을 풀어주는 고성능 컴퓨터 기계다. 검찰 조사 결과 실제 채굴기 투자에는 10% 정도만 사용됐다. 나머지는 최상위 사업자에게 1억∼40억 원대의 수당을 지급하거나 운영비 등으로 썼다.
피해자는 한국 1만4000명, 미국 2600명, 일본 700명, 중국 600명으로 추산된다. 검찰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기존 범행과 달리 채굴기 판매로 더 큰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인 신종 사기 수법이다. 주범들이 해외에서도 범행을 계속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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