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내년도 수입차 시장이 올해 예상등록대수인 23만5000대보다 약 9% 성장한 25만6000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최근 수년간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2015년 폴크스바겐의 이른바 ‘디젤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 수입차 시장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의 판매 중단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여 2016년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독일 디젤차 시장의 파이를 가져갔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내년도 수입차 시장은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신규 모델이 출시되면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6만 대 판매를 달성한 메르세데스벤츠와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BMW까지 가세하면서 내년도 수입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는 내년 초 폭스바겐코리아가 내놓는 대중성이 높은 3개 차종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초기에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가장 주목받는 차량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신형 티구안이다. 폴크스바겐은 2007년 티구안 1세대 모델을 출시한 이래 세계적으로 264만 대를 판매해 SUV 시장에서 성공했다. 완전히 새로워진 이번 2세대 신형 티구안은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후 현재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세대 티구안은 기존보다 커졌다. 전장과 전폭은 각각 60mm와 30mm가 늘어났다. 전고는 1654mm로 51mm가 낮아졌다. 최근 트랜드에 맞춰 높이를 낮추고 길이를 늘려 날렵한 디자인을 뽑은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최대한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심긴급제동과 보행자 모니터링 기능이 포함된 프런트 어시스트(Front Assist) 등 가장 혁신적인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준대형 차량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폴크스바겐의 파사트와 CC의 후속모델로 새롭게 나오는 아테온 역시 국내 수입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파사트GT는 MQB 플랫폼(전륜 및 사륜구동의 중소형차를 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자인 됐다. 차체가 더욱 낮아졌고 휠베이스는 길어졌다. 차체 패널에서 33kg, 섀시 9kg, 엔진 40kg, 전장계통에서 3kg을 각각 줄여 이전 모델 대비 최대 85kg의 차체 경량화를 달성했다.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아테온은 폴크스바겐이 프리미엄 차량으로 내세우고 있는 신차다.
올해 수입차 시장의 최대 수혜자인 벤츠가 내년에 어떤 전략으로 수입차 시장을 공략할지도 관심거리다. 2002년 한국에 진출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한국 진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연 판매 대수가 6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E클래스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 ‘벤츠 질주’를 주도했다. 월평균 2800대 이상씩 팔린 이 차량은 단일 수입차 모델로는 첫 연 3만 대 판매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내년도 벤츠의 경쟁자는 기존의 BMW 외에 아우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최근 1년3개월의 공백을 깨고 플래그십 고성능 스포츠카인 ‘더 뉴 아우디 R8 V10 플러스 쿠페’를 내놨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출시 열흘 만에 초기 판매물량 43대 중 72%(31대)가 계약됐을 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대당 2억 원이 훌쩍 넘는 초고가 차량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반응은 이례적이라고 할 만하다.
수입차 업계는 볼보와 재규어, 랜드로버와 같은 브랜드의 약진도 예상하고 있다. 기존의 벤츠나 BMW의 판매가 늘면서 이를 대체할 수입차 브랜드를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볼보코리아의 이윤모 대표는 “한국에서 연 20%씩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어 내년에는 8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2018년 수입차 시장은 아우디, 폴크스바겐의 판매 재개와 함께 시장 회복 및 확대를 위한 각 브랜드별 적극적인 움직임이 시장 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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