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다가 입사… 25년만에 세계 상위 1% 점장 됐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6일 03시 00분


최미영 맥도날드 천안두정DT점장
정직원 거쳐 총책임자까지 올라… 최고 영예 ‘레이 크록 어워드’ 수상
“대학 포기 보상받은 것 같아 눈물”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전 세계 최우수 점장 그룹에 이름을 올린 최미영 천안두정DT점 점장. 한국맥도날드 제공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전 세계 최우수 점장 그룹에 이름을 올린 최미영 천안두정DT점 점장. 한국맥도날드 제공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의 점장인 최미영 씨(40·천안두정DT점 점장)의 청춘은 맥도날드와 함께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서울 집 앞에 처음 생긴 패스트푸드 매장이 신기해 재미 삼아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그의 평생 직업이 됐다.

늦은 저녁 테이블 청소 같은 단순 업무를 도맡아 하던 최 씨는 20대 초반에 회사의 눈에 띄어 정직원이 된 뒤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매장의 영업과 관리를 총괄하는 점장이 됐다. 통상 30대에 맡는 점장 자리에 일찌감치 올라서 주변의 부러움을 샀던 최 씨는 점장 직함을 단 지 15년 만에 ‘레이 크록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점장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상위 1% 최우수 점장에게 주어진다. 전 세계 3만7000여 매장 중 370여 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인은 최 씨를 포함해 4명이 포함됐다.

갑작스러운 수상 소식에 최 씨는 왈칵 눈물이 났다고 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택한 이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맥도날드와 함께한 지난 25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즐겼다. 25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최 씨는 “일이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새로운 경험이 마냥 재밌기만 했는데, 역할이 바뀌면서 책임도 주어지고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이 더해졌어요. 매번 앞으로 벌어질 일이 기대됐죠.” 즐기는 사람 앞엔 장사가 없다고 했다. 천안에 있는 최 씨의 매장은 한때 서울 번화가에 있는 대형 매장들을 모두 제치고 4주 연속 시그니처버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최 씨는 이번 수상의 공을 자신이 아닌 매장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해줬기 때문에 내가 좋은 평가를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기에 최 씨는 누구보다도 직원들의 마음을 잘 알았다. 최 씨는 “내가 모든 직급을 경험했기 때문인지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직급에 상관없이 직원들을 차별 없이 대하는 게 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금의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고 싶다”고 소박한 소망을 이야기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맥도날드#알바#레이 크록 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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