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내년 하반기 상장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7일 03시 00분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개편

현대중공업그룹이 내년에 현대오일뱅크를 기업공개(IPO)하고 그룹 내 순환출자고리를 모두 해소해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기로 했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1조3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무차입 경영에 나선다. 지배구조 개편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6일 현대오일뱅크는 이사회를 열고 내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외부감사인 지정, 주관사 선정,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필요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로 9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그룹 전체의 재무안전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 정제품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올해 1∼9월 매출 11조7000억 원, 영업이익 8590억 원을 기록했다. 정유·화학 업황 호조 및 비정유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은 1조 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 상장과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4.8%를 털어내면 된다.

순환출자고리 해소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꼭 필요하다. 4월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사로 분사했다. 이후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분사 과정에서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 6월 현대미포조선은 현대로보틱스 지분 96만540주(7.98%)를 전량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며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26일 현대중공업도 이사회를 열고, 총 1조2875억 원(1250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재무구조 개선 및 연구개발(R&D)투자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내 조선 3사는 순 차입금을 모두 해소하고 약 5000억 원 규모의 순 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게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전 세계적인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해운업체 등 발주사들이 조선사의 재무 상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발주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무차입 경영이 실현되면 그만큼 수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현대로보틱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120% 초과 청약할 것을 결의하며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다. 현재 보유한 지분만큼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다른 주주가 청약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생기는 주식도 공격적으로 사들이겠다는 뜻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2017년 상선부문에서 목표인 75억 달러(약 8조1000억 원)를 초과한 100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를 수주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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