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업계 ‘애플 위기론’ 확산… ‘성능 저하’ 집단소송 美서만 9건
美 아이폰 사용자 10명중 3명… 최신기종 안사 ‘역대 최저 점유율’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러 저하시킨 애플에 대한 소송이 미국 밖으로도 번졌다. 해외 증권가에서는 최신폰인 아이폰X의 판매 전망을 일제히 낮춰 잡기 시작했다. 애플이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데 따른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언론 JTA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애플에 대한 집단소송이 시작된 데 이어 이스라엘의 아이폰 사용자 2명도 텔아비브 법원에 “애플이 소비자보호법을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배터리만 바꿔도 아이폰 성능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신형 아이폰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애플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일로 미국 내에서 애플에 대해 소송이 제기된 건도 현재까지 9건으로 늘어났다.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지만 애플은 추가적인 논평은 내놓지 않고 있다.
품질 논란은 애플의 최신 폰이자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으로도 옮겨 붙었다. 최대 163만 원에 이르는 역대 최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혁신은 부족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또 영하의 온도에서는 전원이 꺼지고 일부 제품에서 화면에 세로 녹색 줄이 나타나는 등 기본 품질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궈진(國金·시노링크)증권의 애널리스트 장빈은 25일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1∼3월) 아이폰X 출하량을 기존 전망치보다 1000만 대 적은 3500만 대로 전망했다. 뉴욕의 리서치업체인 JL워런캐피털도 부품 공급업체들의 주문량을 근거로 아이폰X 판매량이 올해 4분기 3000만 대에서 내년 1분기에는 2500만 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현지 언론 이코노믹데일리뉴스도 공급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 1분기 판매 전망을 기존 5000만 대에서 3000만 대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며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鄭州) 공장이 인력 채용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보도대로라면 애플이 자체적으로 내년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의미다.
이에 일본 최대 금융그룹 노무라의 미국계 투자계열사 인스티넷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애플 분석 전문매체인 ‘패이튼틀리 애플’은 “엄청난 배상을 하게 되거나 세계의 충성 고객들이 돌아서는 상황을 막으려면 애플 현 경영진이 사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실제 올해 출시된 아이폰8 시리즈와 X은 역대 최신 아이폰 중 구형을 합친 전체 아이폰 내에서 차지하는 판매량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의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 중 8시리즈 사용자가 39%, X 사용자가 30%로 둘을 합쳐도 70%를 넘지 못했다. 2014년 아이폰 6시리즈가 91%에 달했고 2015년의 6s 시리즈, 지난해의 7 시리즈가 70%대 초반을 기록한 데 비하면 더 낮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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